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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고참 직원들에게 베트남行 제안…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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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출 급감에 저성장 기조 이어져…임금피크제까지 앞둬 인력조정 불가피
- 퇴직 후 대안 마련하기 고심 끝에 나온 아이디어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손선희 기자] 삼성그룹이 퇴직 후 대안을 마련해주는 방식으로 구조조정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퇴직 예정인 임직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이직을 연계해주거나, 문서작성과 최신 컴퓨터 프로그램 다루는 방법, 귀농 등 은퇴 후 제2의 인생설계 등 프로그램을 이어주고 있다.

베트남 사업장으로의 이동 제안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한국에서 근무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에 대해 애착이 컸고 한 직군에서만 일해 와 이직이 쉽지 않은 만큼 인력이 필요한 해외 사업장으로의 이동을 제시한 것. 삼성전자는 최근 제조, 생산 관련 인력 일부를 본사에서 퇴직시킨 뒤 베트남 법인 현지에서 다시 채용하는 이전 채용 절차를 진행중이다. 만년 차장, 부장들을 권고사직 하는 대신 베트남 법인에서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정년 직전에 퇴사시키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대안책을 마련해주되 좀 더 일찍 제2의 기회를 찾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자 베트남 사업장 이전 프로그램은 본사의 순조로운 구조조정, 비용절감, 효과적인 인력재배치, 베트남 법인의 경쟁력 강화 등을 꾀할 수 있어 신선한 시도로 평가된다.

삼성의 이같은 퇴직자 프로그램은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최근의 상황에서 쥐어 짜 낸 일종의 고육책이다.
삼성그룹 전 계열사가 인력감축에 나선 것은, 더 이상 '자연적인 인원 조정'만으로는 회사가 버티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소위 말하는 '만년 차장', '만년 부장'인 직원들을 더 이상 안고 갈수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21일 "삼성이 고성장 기조를 유지할 때는 자연적인 퇴사자 만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데 문제가 없었다"며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 된 데다 정년도 연장됨에 따라 자연 순감으로는 신규 채용을 할 수가 없어져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가 감축한 인원을 베트남 사업장으로 보내기까지 하다니, 정말 어렵긴 어려운가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회사가 어려운건지 현실감이 확 들기도 한다"고 전했다.

삼성의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보면, 2013년 매출 228조6900억원, 영업이익 36조7800억원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매출 연간 200조원 달성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영업이익도 26조원 초반대로 추정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어든 데다 앞으로도 급격한 성장은 어려워 보인다.

임원 수는 지난 2013년 1236명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지난해 1217명, 올해 상반기 1196명까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많다. 삼성전자의 임원수는 지난 2009년 874명, 2010년 977명, 2011년 1033명으로 매년 급증했다.

이처럼 인력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회사도 부담이 커졌다. 임원 수가 늘어나면 하부 조직도 방대해지고 인력들도 많이 필요해진다. 회사가 성장할 때 조직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회사 매출이 줄었다고 해서 인력을 마구잡이로 줄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외에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는 공식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진 않았지만, 같은 방식으로 비공식적인 인원 감축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임원 승진도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직급별 승진을 결정하는 승격률을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삼성의 한 금융계열사는 이달 초부터 비공식적인 인력 감축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공식적인 희망퇴직 공고를 내는 대신, 내부적으로 퇴직 우선순위 대상자를 선정해 일대일 면담을 통해 위로금 등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삼성중공업은 고 직급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려 한 희망퇴직을 전 직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직원 감축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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