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베이비?키즈 자녀 있는 가족’ 93-94%, 메르스 걱정
메르스 여파로, 쇼핑 빈도 감소뿐 아니라, 평소 구매패턴 변화
위생용품, 건강기능식품, 식료품 구매패턴 가장 크게 변화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올 상반기 국내 소비시장을 강타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가 쇼핑 빈도 감소 뿐만 아니라 구매패턴까지 변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위생용품, 건강기능식품, 식료품의 구매패턴이 가장 크게 변화했다.
조사 결과, 설문에 참여한 소비자 중 88%가 '메르스에 대해 걱정한다'는 의사를 표했으며, 과반수(59%)는 그 영향으로 소비재 구매패턴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6월 '세월호 등 안전ㆍ사고'에 대한 설문조사(칸타월드패널 시행)에서 걱정한다고 응답했던 76%를 웃도는 수치로, 소비자들의 메르스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컸음을 보여준다.
건강에 직결되는 이슈인 만큼, 가족구성원이 더 많은 3인 이상 가구(베이비ㆍ키즈 가족, 베이비ㆍ키즈+10대 가족, 10대 가족, 성인 가족)가 1-2인 가구(독립 가구, 시니어 가구)에 비해 메르스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비ㆍ키즈 가족과 베이비·키즈+10대 가족은 최근 3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연평균 소비재 지출액 및 쇼핑빈도가 감소해온 소비자층으로, 이번 메르스 여파로 쇼핑빈도 감소 추세에 영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는 쇼핑행태 변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소비재 품목 중 가장 크게 영향 받은 품목은 응답자 중 36%가 구매패턴이 바뀌었다고 응답한 위생용품으로 나타났으며, 뒤를 이어 건강기능식품(23%)>식료품(20%)>생활용품(8%)>화장품(2%) 순으로 변화를 보였다.
손세정제, 손소독제, 가글액 등 위생용품 구매가 평소보다 늘었고, 가족 및 본인을 위해 건강식품을 새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식료품은 면역력 증진에 도움되는 식재료 중심으로 구매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식료품 또는 간편식 구매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다 보니, 평소 이용하는 구매채널에도 영향이 있었다. 온라인 쇼핑의 증가가 가장 두드러졌으며, 집 근처 슈퍼나 편의점 이용도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소비재 구매를 자제하는 가운데, 장보러 나설 때도 대형마트나 대형쇼핑몰을 피하고, 다른 채널을 이용한 것이다.
온라인, 슈퍼ㆍ편의점 등 특정 채널 이용의 증가는 기존에 해당 채널을 많이 이용하던 상위 20% 해비(Heavy )쇼퍼 또는 차위 30% 미듐 쇼퍼를 중심으로 채널이용 변화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한 해 동안, 전체 한국 소비자 중 약 58%가 온라인으로 소비재를 구매했는데, 세부적으로는 12%만이 온라인 해비 쇼퍼다. 반면, "메르스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었다"고 응답한 소비자 중에서는 무려 84%가 온라인 쇼퍼이고, 30%가 온라인 해비 쇼퍼다. 모바일 쇼퍼의 비중도 41%에 달해, PC와 모바일을 모두 활발하게 이용하는 소비자그룹임을 알 수 있다. "메르스 영향으로 슈퍼ㆍ편의점 이용이 늘었다"는 응답자 중에서도 슈퍼ㆍ편의점 해비 쇼퍼 비중이 32%로, 전체 한국 소비자 중 19%인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단, 온라인의 경우, "메르스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이 늘었다"고 응답한 소비자 중 16%가 오프라인만 이용하는 쇼퍼인 점을 감안하면, 메르스 영향으로 평소 온라인 쇼핑을 하지 않던 소비자도 일부 추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오세현 칸타월드패널 대표는 "이번 변화를 계기로 올해 하반기 지나서까지 소비자들의 제품선택 및 채널이용에 중장기적인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전국 가구 소비를 대표하는 5000 가구 중 전체 가구 구성원의 연령대, 규모, 자녀유무 정보를 취합한 라이프스테이지 구성비에 따라 추려진 1000가구를 대상으로 6월 셋째 주에 진행됐다. 동일한 소비자들의 최근 3년간의 평소 구매행태까지 포괄해 종합적으로 파악한 LinkQ 통합조사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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