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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 "삼성물산 합병 반대 권고…주주들 불이익 받고있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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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시너지가 저평가 보상 못 해"
"합병법인 매출목표 과하게 낙관적"

삼성 서초사옥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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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국제의결권자문기구(ISS)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를 권고했다. 글래스루이스에 이어 ISS까지 합병 반대를 권고하며 오는 17일 임시주총에서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삼성물산과 합병 저지에 나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의 표대결이 박빙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회사 ISS는 3일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과 관련해 "삼성물산 주주들은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반대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ISS는 "삼성물산 주주들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잠재적 시너지가 저평가를 보상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삼성 측이 밝히고는 있지만, 삼성물산 주주들이 저평가를 받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는 설명이다.

ISS는 삼성물산 자체에 대한 저평가 외에 합병법인의 시너지 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ISS는 "(합병법인의) 매출 목표가 과하게 낙관적"이라고 언급했다. 삼성물산은 제일모직과의 합병 후 바이오사업 등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2020년 매출 6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17일 표대결 '박빙' 전망= 의결권 자문회사인 서스틴베스트와 글래스루이스가 이미 반대 의견을 제시한데 이어 ISS까지 합병안 반대를 권고하고 나서며 삼성물산측과 엘리엇측의 표대결도 한치 앞을 알 수 없게 됐다.
ISS는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자회사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의결권 자문사로 손꼽힌다. 해외 투자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크다. 해외 연기금을 비롯한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주총 안건에서 찬반 의사를 표명할때 ISS의 보고서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발표 이후 지분을 늘려 총 11.2%의 의결권 지분을 확보한 국민연금의 찬성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당초 국민연금은 제일모직 지분도 갖고 있는 만큼 합병에 찬성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국민연금 역시 ISS와 자문 계약을 맺고 있어 합병안 찬반 의사 결정에 ISS의 보고서를 참고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물산의 우호 지분은 삼성그룹 관련 주식 13.82%와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KCC의 5.96%로 총 19.78%에 달한다. 국내 기관 투자가들이 갖고 있는 지분 21.4%는 합병안에 찬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기관 투자가들이 제일모직 지분도 갖고 있는 만큼 합병이 성사될 경우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ISS를 비롯한 의결권 자문회사들이 연이어 합병안 반대를 권고하고 나서며 33.9%에 달하는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의 반대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엘리엇이 갖고 있는 7.12%의 지분에 이미 반대 의사를 표명한 네덜란드 연기금 0.3%, 약 2%를 보유한 일성신약 등이 10% 정도의 반대표를 모았으며 나머지 26.75%의 외국인 주주서도 반대표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결국 캐스팅보트는 국민연금이 쥐게 된 것이다.

◆본심 밝힌 엘리엇 "삼성물산 이사진 교체해야"= 합병 반대에 나선 엘리엇측은 지난 2일 삼성물산 임시 주총 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즉각 항소하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엘리엇측은 삼성물산의 현 이사진이 주주 이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 이사진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엘리엇이 그동안 공격한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볼때 이사회 진입 후 자산을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주가를 부양시킨 뒤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려왔다.

재계는 엘리엇이 삼성물산 역시 표대결에서 승리해 합병을 무산시키고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물산이 갖고 있는 지분 가치가 높은 만큼 이사회 진입 후 보유 지분 매각을 주장하거나 임시 주총 안건으로 제시한 현물 배당,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삼성물산 자체의 주가를 높인 뒤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처음부터 제일모직과의 합병 비율 조정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이사회 진입을 노렸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엘리엇의 전략을 살펴보면 합병 비율 문제를 제기한 것은 명분을 쌓아 이사회에 진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사회 진입 후에는 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을 통해 주가를 높인 뒤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ISS의 보고서에 대해 삼성물산은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은 "경영환경이나 합병의 당위성, 기대효과, 해외 헤지펀드의 근본적인 의도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쉽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외부전문기관의 세밀한 실사와 객관적인 평가를 바탕으로 시너지와 신성장동력을 통한 지속 성장과 주주 가치 극대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당하고 적법한 합병 추진이며 지난 1일 법원의 가처분 소송 판결에서도 확인된 내용"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합병이 기업과 주주에게 모두 이로우며 무엇보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임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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