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新 전쟁터 '백화점'…입점경쟁에 '십고초려'도 불사
백화점, 맛집 모시기 경쟁 치열…집객 효과 뚜렷
성심당, 몽슈슈 등에 고객 몰리며 매출 짭짤…바이어들 유치 위해 삼고초려 다반사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하와이로 여행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사야할 선물로 소문난 호놀룰루쿠키를 입점시키기 위해 하와이를 수차례 방문했습니다. 삼고초려 끝에 허락을 얻어냈죠."(최혜민 현대백화점 바이어)
"군산의 명물인 이성당 팝업스토어를 준비하면서 3개월간 20번이나 군산매장을 찾아갔어요. 지난해 5월 정식으로 매장을 입점시켜 대박이 나는 걸 보니 뿌듯했습니다."(황슬기 롯데백화점 식품부문 수석바이어)
백화점들이 유명 맛집 전쟁터로 바뀌고 있다. 경쟁사들보다 먼저 유명 맛집을 입점시키기 위해 백화점마다 첩보전을 방불케할 정도다. 백화점 내 식품 매장과 식당이 부속 시설에서 다른 상품까지 매출의 영향을 미치는 집객효과의 키포인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랜 전통의 지역 맛집부터 글로벌 유명 디저트까지 취급분야도 다양해지면서 바이어들의 눈물겨운 고군분투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신세계 close 증권정보 004170 KOSPI 현재가 384,500 전일대비 2,500 등락률 +0.65% 거래량 68,428 전일가 382,000 2026.04.23 15:30 기준 관련기사 신세계百, 가정의 달 앞두고 '얼리 기프트' 행사 진행 신세계 사우스시티, 스포츠·아웃도어 강화…젊은 고객 유치 나서 신세계 아카데미, 여름학기 개강…웰니스·재테크·키즈 강좌 확대 백화점 영등포점은 강남과 홍대 주변의 인기 음식점으로 구성된 식당가를 지난 8일 오픈했다. 캐주얼 레스토랑 '후쿠오카 함바그'와 신세계푸드의 한식뷔페 '올반' 등은 오픈 첫 날 1시간씩 대기할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홍대 지역에서 20~30대 젊은 층의 맛집으로 통하는 중식당 '초마'는 11일, 길거리 음식을 새로운 요리로 승화시킨 가로수길 프리미엄 떡볶이 '빌라 드 스파이시'는 22일부터 영업에 들어간다. 이들 유명 맛집을 유치하기 위해 신세계 F&B팀은 수 년에 걸쳐 관계를 맺고 인연을 유지해왔다.
박대업 F&B팀 과장은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지만 끊임없이 찾아갔다"며 "업무적으로 상대하기보다는 식당 사장들의 음식 철학 등을 공유하니 차츰 마음을 열어줬다"고 회고했다.
특히 초마를 유치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박 과장은 "대부분의 유명 맛집 경영자들은 백화점 입점에 전혀 관심이 없고 초마도 마찬가지였다"며 "고객이 쇼핑하러 오는 게 아니라 먹으러 백화점에 오도록 하는 것이 실무자의 의무이기 때문에 수십번의 거절에도 끊임없이 설득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롯데백화점은 지역 맛집 유치의 강자다. 지난 2013년부터 지역맛집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실제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과 군산 명물 이성당의 팝업스토어는 수백m 대기줄이 생기며 2~3시간씩 기다리는 일까지 생겼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잠실점에 정식매장을 연 이성당은 월평균 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부산의 유명 어묵집인 삼진어묵을 잠실점에 유치했다. 황슬기 롯데백화점 수석바이어는 "지난해 5월 삼진어묵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기 위해 5개월간 부산을 20번 이상 방문했다"며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어묵브랜드의 자부심이 컸기 때문에 유치하기도 쉽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 close 증권정보 069960 KOSPI 현재가 94,200 전일대비 2,400 등락률 +2.61% 거래량 82,089 전일가 91,800 2026.04.23 15:30 기준 관련기사 "지누스 부진 잊었다"…현대百, 서울 '1조 클럽' 최다 보유[클릭e종목] 가상과 현실의 만남…게임과 손잡는 유통사, 충성 고객 '윈윈' 게임 마니아 '젠지' 공략…현대百, '콘텐츠 맛집' 변신 은 글로벌 맛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본 롤케이크 몽슈슈와 하와이의 호놀룰루쿠키, 홍콩의 80년 전통 쿠키전문점 기화병가, 대만의 농후계 밀크티 등이 대표적인 유치사례다. 특히 백화점 디저트 시장의 돌풍을 몰고 온 몽슈슈를 들여오기 위해 황혜정 현대백화점 공산품 바이어는 직접 일본으로 가 통관절차까지 모두 책임지는 일까지 도맡았다.
황 바이어는 "몽슈슈 대표가 내건 조건이 일본 훗카이도산 목장에서 생산한 생크림 사용이었는데 생크림은 축산물에 속해 관세율이 높고 가공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통관 절차가 까다로워 과정을 끝내는 일만해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했다.
맛집들로만 구성된 백화점 식당가의 원조격인 갤러리아백화점의 고메이494도 지난달 가로수길의 유명 맛집인 장진우 식당을 추가 유치했다. 이미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 속초코다리냉면, 부자피자 등 상위맛집 5개가 월 평균 최대 2억원씩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집객효과도 우수하다. 평균 6000~1만5000명이 이들 식당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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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AK플라자도 맛집 행렬에 가세했다. AK플라자의 프리미엄 식품관 'AK푸드홀'은 지난 7일 디저트관을 대폭 개편했다. 신촌, 신사동 가로수길, 하와이, 대만 등 국내외에서 떠오르는 신상 디저트 맛집 7개를 팝업스토어로 신규 오픈한 것. AK플라자 관계자는 "최근 뉴욕이나 베버리힐스에서도 줄 서서 구입한다는 크레이프 케이크 맛집을 섭외하기 위해 국내외 유명 케이크 전문점들을 모두 직접 방문해 찾아낸 것이 '코쿤' 케이크 전문점이었다"고 전했다.
황슬기 수석바이어는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접하기 힘든 지역 맛집이나 국내에서 선보인 적 없는 해외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한 백화점들의 유치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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