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 마모 분석 근거로 '강한 육식성' 주장…전문가 "연안 생태, 경쟁 제한적"

백악기 바다를 지배한 최상위 포식자로 모사사우루스 등 해양 파충류와 상어가 꼽혀왔지만, 길이 최대 19m에 이르는 거대 문어가 정점에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국내 전문가들은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며 생태적 한계를 지적했다.


일본 홋카이도대학교 연구팀은 고대 문어 친척의 '부리(beak)' 화석 마모 패턴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단단한 먹이를 부수는 강한 육식성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24일(한국시간) 게재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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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기존 표본 15개와 후기 백악기 지층에서 추가로 확보한 12개의 화석을 분석해 '나나이모테우티스 젤레츠키이'와 '나나이모테우티스 하가르티' 두 종을 확인했다. 이들은 최대 7~19m까지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존 두족류를 포함해 가장 큰 무척추동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리 마모=육식"…해석 놓고 엇갈린 평가


연구팀은 특히 부리의 마모 흔적에 주목했다. 어린 개체에서 날카롭던 부리가 성장하면서 둥글게 닳아 있었고, 이는 단단한 껍데기나 뼈를 반복적으로 부순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를 바탕으로 강한 포식 활동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국내 고생물학계에서는 일부 해석에 대해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융남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전 교수는 한국과학기술미디어센터(SMCK)에 "논문에서 '턱(jaw)'로 표현된 구조는 실제로는 문어의 '부리(beak)'로, 척추동물의 턱과는 전혀 다른 구조"라고 밝혔다.

또 화석이 발견된 지층이 얕은 연안 환경이라는 점에서, 심해성 지느러미문어가 아니라 연안에서 생활하던 문어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부리 마모 역시 단단한 갑각류나 조개류를 먹던 생태를 반영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 교수는 "문어는 해저를 기어 다니는 특성상 빠르게 헤엄치는 모사사우루스 등과는 생활 영역이 달랐을 것"이라며 "최상위 포식자와의 직접 경쟁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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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현생 문어보다 훨씬 큰 개체가 백악기 바다에 존재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생태적 지위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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