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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비교 극과극, 이트레이드證 vs 한화투자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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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지난 20일 슈퍼주총데이,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관 2층에서 열린 이베스트투자증권 주주총회. 100여명 이상이 앉을 수 있는 주총장의 거의 대부분이 비어있었다. 주총도 주주들의 질의 응답도 없이 10분만에 홍원식 대표가 의사봉을 두드리며 끝났다. 그들만의 리그였던 셈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제16기 정기주주총회

이트레이드증권 제16기 정기주주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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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바로 윗층에서 열린 한화투자증권 주총은 정반대였다. 100여개 좌석이 꽉 들어차 직원들이 보조 의자를 가져다놓느라 분주했다. 열린토크쇼를 표방한 한화투자증권의 주총장은 주진형 대표와 임원진들이 주주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2시간 넘게 이어졌다.
한화투자증권 제54기 정기주주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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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 한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 증권사의 주총은 이렇게 달랐다. 이트레이드 증권은 주주의 호응과 권익도 무시한채 형식적인 주총을, 한화증권은 많은 주주들의 관심 속에 의미 있는 주총을 가지는 등 대조를 보였다.

특히 올해 주총의 핫 이슈인 전자투표제 도입 문제를 놓고도 양사의 입장은 크게 엇갈렸다.

실제 이트레이증권은 이번 주총에 전자투표제를 도입하지 않았다. 대주주인 G&A사모펀드가 전체 지분의 84.58%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주총 의결정족수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주주이익환원과 소액주주 위상 변화 등 최근 증권업계 및 정책트렌드에 발맞추지 못한다는 비난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반면, 한화증권은 전자투표제를 실시했다. 한화 역시 이트레이드와 마찬가지로 주총 의결정족수 문제에서 역시 자유로워 전자투표제를 굳이 할 필요가 없었지만 주주권익 실현을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전자투표제 도입으로 사측의 부담은 늘어났지만 주주들의 니즈와 눈높이 맞추기는 실천한 셈이다.

양사의 주주에 대한 관심도는 주주들의 참여율로 나타났다.

이날 이트레드 증권 주총에는 전체 1246명의 주주 중 13명만이 참가했다. 참여율은 1%에 불과했다. 주총 진행도 형식적인 감사보고와 영업보고 순서를 거친 후 홍 대표가 안건들을 올리자마자 모두 통과됐다.

한화증권은 100여명이 넘는 주주들이 참석했다. 이날 주 대표는 질문이 없을 때까지 질문을 받겠다고 말하며 적극적으로 주주들의 질문에 답했다.

주 대표는 객장 서비스를 더 강화해달라는 한 주주의 요구에 "요즘같은 인터넷시대에 객장 전광판은 없애야한다고 생각한다. 객장에 앉아 전광판을 보면서 소액 단타 매매를 하는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결코 좋지 못하다"고 답변했다.

증권사 입장에서 답하기 곤란한 질문들도 거침없이 나왔다. 한 주주는 한화증권의 주가가 3년넘게 액면가인 5000원 이하인 것과 관련해 "한화증권 주식이 3년간 액면가 밑으로 움직이는데 이런 회사가 살아남은 적은 없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날 열렸던 두 증권사의 주총 모습이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의사결정은 신속하고 편리하지만 '닫힌주총' 보다는 주주이자 고객인 소액주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열린주총'을 지향해야 된다는 점에서다. 주 대표가 "내년에는 더 많은 주주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9시가 아닌 다른 시간대에 열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이번 한화투자증권의 주총은 소액주주를 위한 기업 주총이 어떤 식으로 발전해 나가야 하는지 하나의 모범을 제시한 것"이라며 "더 많은 기업들이 주주와 소통하는 방식의 주총 개최를 위해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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