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현상 속에 문의 급증
9일 증권사, 시중은행의 서울 강남지역 프라이빗뱅커(PB)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골드바 매수 여부를 타진하는 슈퍼리치들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금값은 연초보다 1.5%, 연중 최고가보다는 14% 각각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며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다. 올 첫 거래일인 2일(현지시간) 온스당 1186.20달러에서 시작한 뉴욕상품거래소 2월물 금 가격은 8일 현재 1208.5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PB센터 PB팀장은 "최대 금 수요국인 중국과 인도 시장 변동성이 아직 높아 금 투자심리가 완전히 개선되진 않았다"면서도 "골드바를 매수할 타이밍 등을 물어오는 슈퍼리치들이 요 근래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슈퍼리치들의 '골드 러시'에 대비, 기존 64개 점포에서만 실시하던 골드바 판매대행 서비스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금시장운영팀장은 "올 들어선 해외 공급업자들의 휴가로 물건이 부족해 거래량이 하루 3~5kg에 머물고 있지만 곧 지난달 수준을 회복할 예정"이라며 "특히 증권사, 은행 PB들이 지속적으로 금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거래량 회복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골드바 구매 시 납부하는 부가가치세, 은행 수수료 등이 아까운 슈퍼리치들은 금 상장지수펀드(ETF)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고 PB들은 귀띔했다. 유일한 국내 금 ETF인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금-파생)'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 Gold TR지수를 따른다. 이 지수는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금 선물 가격을 기초로 한다.
금과 다른 자산에 함께 투자하는 '삼성KODEX주식&골드선물(H)혼합자산상장지수(혼합자산-파생)' '미래에셋TIGER금은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금속-파생)' 등도 관심을 끌고 있다.
다만 PB들은 아직 금값 반등 움직임이 가시화하지 않은 만큼 신중한 투자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승연 KB투자증권 강남스타PB센터 지점장은 "포트폴리오에 5~10% 정도는 포함시켜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주력상품으로 들고 가는 것은 현재까지는 무리"라고 짚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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