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파산선고를 받은 모뉴엘 사태와 관련해 무역보험공사의 전 임원이 구속되면서 금융사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무역보험공사의 전 이사 이모씨는 대출지급보증 담당 직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모뉴엘로부터 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사건들을 들여다봐도 어김없이 금융사 직원들이 연루돼 있다. 올해 초로 거슬러 올라가 3곳의 카드사에서 1억건이 넘는 고객정보가 대량 유출된 사상 최대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는 신용정보업체인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한 직원 소행이었다. 관련 은행들에 막대한 피해를 안겼던 KT ENS 협력업체 부당대출 사건에서는 금융감독원 내부 직원 김모씨가 불법대출 조사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주 회장과 행장까지 물러나는 결과를 초래했던 KB금융 주전산기 교체 논란도 내부 직원의 비리와 무관하지 않다. KB사태의 핵심 중 한 명인 김재열 전 KB금융지주 전무(CIO)는 통신망인프라 고도화 사업 비리와 관련돼 구속됐다. 김 전 전무는 업체 선정 과정에서 하도급 업체 대표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게다가 임영록 전 회장이 최근 조사를 받는 등 KB사태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도쿄지점 부실대출 사건과 관련해서도 국민은행 전 도쿄지점장 등이 구속됐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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