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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방향키 잃은 연금개혁, 개혁불씨 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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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정부가 지난 22일 공무원연금에 이어 군인연금과 사학연금을 개혁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하루만에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을 바꿨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공식발표, 그것도 박근혜정부의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할 구조개혁 과제에 대한 내용이 하루 만에 뒤집히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일까.
기획재정부는 "관계부처 협의자 사이에서 합의 없이 나온 사항"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는 부처 간, 당정 간의 엇박자와 국정난맥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2015년 경제정책방향 발표에 앞서 사전브리핑은 두 차례나 열렸다. 엠바고기간 동안 연금개혁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은 수차례 쏟아졌다. 심지어 기재부가 브리핑에서 배포한 자료 내에는 밑줄까지 그어져 있다. "실무진에서 충분히 거르지 못한 해프닝"이라는 기재부의 해명이 더욱 궁색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더욱이 공무원ㆍ군인ㆍ사학 등 3대 직역연금을 내년까지 개혁하겠다는 것은 올 초 발표한 박근혜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하다. 이미 본격화해 국회 절차만 남은 공무원연금에 이어 군인ㆍ사학연금 개혁에 대한 세부 추진 일정이 나와야 할 시기인 셈이다. 이미 추진 중인 정책을 마치 처음 듣듯 반발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은 표밭을 의식해 나 몰라라 하는 것으로 밖에 비쳐지지 않는다.
연금개혁은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이해당사자들의 기득권과 관계된 민감한 문제다. 군인연금은 1973년 재정이 고갈돼 40여년 가량 세금으로 부족분을 메우고 있고, 사학연금 역시 2031년부터 고갈될 것으로 예상돼 개혁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이미 형성돼 있다.

이 와중에 정치권의 반발로 정부의 정책발표가 하루 만에 바뀐다는 것은 스스로의 신뢰를 갉아먹는 일이다. 관계부처 협의 없이 정부가 무작정 지른 것이든, 당정협의가 삐걱거리는 것이든 구멍가게 수준보다 못하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발표단계에서부터 이렇게 추진동력을 상실하면 개혁의 힘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래서야 정부가 대한민국 구조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까.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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