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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라도 팔아라" 서울시향 女대표 폭언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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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대표이사 '퇴진 요구' 호소문 발표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직원들이 박모(52·여) 서울시향 대표이사가 상습적인 성희롱·폭언을 비롯해 인사 전횡 등을 일삼아 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은 2일 오전 호소문을 내고 "박 대표이사가 직원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성추행·인사전횡 등 조직을 갈등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시향의 운영 정상화를 위해 박 대표의 퇴진과 인사관련 내부 감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삼성금융연구소 연구원, 삼성화재 고객관리파트장, 삼성생명 전무 등을 지냈다. 이후에는 금융권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2월 서울시향 역사상 첫 여성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들은 먼저 박 대표가 직원들에게 성추행·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가 외부협력기관 공식 만찬에서 음주 후 손으로 남자직원의 주요 부위에 접촉을 시도했고, 여직원 3명을 대상으로 "○○○는 보면 (술집)마담 하면 잘 할 것 같다. 그리고 나머지는 옆에서 아가씨 하고" 성적 수치심을 느낄만한 발언·행동을 이어 왔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또 박 대표가 지속적인 폭언 등 인권유린을 벌여왔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손이 발생하면 월급에서 까겠다. 너희들 월급으로는 못 갚으니 장기(臟器)라도 팔아야지. 니들 몸 보호하려면 일 제대로 해", "이 XX들은 들고 나는데 보고라는 것을 몰라" 등의 발언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서울시향 직원들은 이처럼 지속적인 성희롱·폭언 때문에 조직이 위기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대표의 취임 이후 지금까지 사무국 인원 27명 가운데 48%인 13명이 퇴사했고, 일부 직원의 경우 정신과 치료를 받는 일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명훈 예술감독도 박 대표에게 직원들에게 인격적 대우를 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거의 매일, 상시로 소집되는 회의에서 고성과 욕설에 시달리다보면 업무가 불가능했다"며 "일반 행정업무는 물론이고, 교향악단의 본업인 양질의 공연 진행에까지 타격을 미쳤다"고 토로했다.
폭언·폭설 외 박 대표가 불공정 인사에 관여하고 후원회원과 불화를 빚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직원들은 박 대표가 취임 이후 지인의 자녀 등 사무보조 인력을 3명 채용했으나 '공개채용'이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기타 채용과정에서도 공정성과 객관성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가 서울시향의 후원회원들과도 불화를 겪었다는 증언도 있었다. 직원들은 박 이사가 지난해 6월께 후원회원들의 회비가 적다며 "부인의 명품 핸드백 값도 안 되는 돈을 내고 대접을 받으려고 한다" "꼴랑 얼마 내고 감독님하고 밥먹는다고? 이제부터는 돈 얼마 내는지에 따라 등급 매겨 만나는 건 고사하고 백스테이지에서 인사도 못하게 할 것"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향 직원들은 이와 관련해 "서울시향은 시민의 문화생활을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공무원에 준하는 행동강령을 적용받는다"며 "시 공무원 행동강령에 의거해 박 대표의 비위는 성실의무, 품위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며 비위의 정도가 심하고 고의가 있어 즉시 파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박 대표 취임 후 발생한 인사전횡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내 외부 감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의 해명을 듣기 위해 서울시향 측과 연결을 시도했으나 '대표는 외부 일정 중이며, 해당 사안을 잘 알지 못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구체적인 조사방향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해당 사실을 언론보도로 접하고 사무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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