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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함정 이것만 알면 핵심기능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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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진함에서 대함미사일인 해성을 발사하는 장면

박동진함에서 대함미사일인 해성을 발사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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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함정이 조선소 도크에서 만들어지면 바닷물을 채워 배를 띄운다. 그리고 함정을 바다로 내보낸다. 함정을 비롯한 모든 배를 물에 처음 띄우는 작업을 '진수식'이라고 한다. 진수식은 기원전 2100년께부터 유래됐다고 알려졌으며 당시에는 배의 안전을 위해 신에게 의식을 치렀다.

하지만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진수식을 성직자 대신 여성이 참관하기 시작했다. 여성이 참관하는 것은 아기를 품고 있다가 세상에 내보내듯이 배를 먼 바다로 내보낸다는 의미다. 진수식에 참석한 여성이 배와 부두를 연결한 밧줄을 도끼로 자르는 행위를 두고 '탯줄 자르기'에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여성을 '대모(代母)'라고 부른다. 진수식을 마치면 사용자에게 배를 전달하는 인수식과 임무 돌입을 알리는 취역식도 하게 된다.
사람에게 이름이 있듯 함정에도 이름(함명)이 있다. 우리 해군에 첫 함명을 사용한 함정은 상륙정인 '서울정'이다. 함명을 정하는 것도 규칙이 있다. 209급 잠수함은 장보고 등 통일신라시대 이후에 바다에서 공을 세운 인물을, 214급잠수함은 손원일 등 일제시대 이후에 공을 세운 인물의 이름을 사용한다. 구축함은 광개토대왕 등 영웅으로 추앙받는 호국인물을, 호위함은 도(道)나 대도시의 지명을, 초계함은 중소도시의 지명을, 상륙함은 6ㆍ25전쟁 때 탈환했던 고지의 이름을 붙인다. 군수지원함은 호수의 이름, 수상함구조함은 해안에 위치한 도시의 지명에서 따온다.

군함이 꾸준히 건조될 경우에는 1번 함의 함명을 '급'으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구축함인 DDH-Ⅰ의 경우에는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양만춘함이 있다. 이를 통틀어 1번 함인 광개토대왕급이라고 명칭한다. 단, '정'으로 구분된 작은 배에는 유형을 통칭하는 함명과 선체번호만 부여한다.

고속정의 경우에는 '참수리'로 함명을 정하고 건조되는 함정에는 선체번호만 붙여준다. 외국의 경우에는 선박사에 따라 차이가 있다. 미국의 셸(Shell)사는 배에 조개껍데기의 이름을 사용하고 APL사는 미국 역대 대통령의 이름을 사용한다. 스웨덴의 왈레니우스(WALLENIUS)사는 함명을 오페라의 이름으로 정하기도 한다.
영어 약자로 표기되는 함의 명칭도 복잡해 보이지만 의미를 알면 쉽게 기능까지 구별할 수 있다. 1945년 이전에는 함정을 t수와 무기체계를 기준으로 구분했지만 이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에 따른다.

예를 들어 광개토대왕함은 개발할 당시만 해도 'KDX-Ⅰ'이라 불렀다. KDX-Ⅰ의 'K'는 한국을 가리키는 국가부호다. 'D'는 구축함이라는 약어인 'DD'의 줄임말이다. X는 실전배치를 위해 실험 중인 장비라는 의미의 'Experimental'에서 따온 것이다. 현재 광개토대왕함은 해군에 배치됐기 때문에 'DDH'로 표기하는 것이 옳다. 우리 해군에 배치된 함정이기 때문에 'K'를 생략하고 구축함이란 'DD'와 헬기(HELO)를 탑재할 수 있다는 'H'만 붙이면 된다.

또 3000t급 잠수함 사업인 장보고-Ⅲ(Batch-Ⅱ) 사업명 중 '배치(Batch)'는 잠수함의 성능개량 순서를 말한다. Batch-보다 성능이 개량된 모델은 Batch-Ⅱ다. 함정은 '배치'라는 용어를 쓰지만 지상무기, 전투기, 유도탄 등은 '블록(Block)'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앞으로 우리 공군이 도입하는 차세대전투기 F-35를 블록2라고 표기하는 것은 '블록 1'보다 성능을 개량한 모델이란 뜻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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