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국회선진화법의 명암…무너진 '조세심의권'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예산 이상으로 중요한 '세법 개정안'
-국회선진화법에 의해 상임위 차원 논의 거치지 않고 본회의 직행
-상임위 차원의 조세심의권 무력화 우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전슬기 기자]내년 예산에 반영되는 세법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채 본회의로 직행했다. 예산안과 함께 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산부수법안은 일부 내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정부안 그대로 처리될 것으로 보여 국회 조세심의권이 무력화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30일 국회에서는 조세소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등이 예정돼 있었다. 휴일임에도 상임위 일정이 촘촘히 짜여진 이유는 이날이 상임위 차원에서 예산부수법안을 심사 의결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기 때문이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르면 이날까지 예산부수법안을 확정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과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협의해 정한 법안이 예산부수법안으로 본회의에 자동부의된다.

그러나 이날 조세소위는 제대로 열리지도 못한 채 정회됐고 이후 기재위 전체회의, 법사위 전체회의도 열지 못했다. 여당 조세소위 위원들은 정부가 발의한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와 '가업상속공제 확대' 원안 처리를 요구했다. 반면 야당은 28일 여야대표 간 합의 사항에 없는 내용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문제는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이날 여당이 하루만 소위 재개를 거부하면 정부 원안이 기재위나 법사위를 거치지 않은 채 본회의로 직행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과반 의석(158석)을 가진 여당은 2일 본회의에서 예산부수법안을 정부 원안대로 처리하거나 수정동의안을 제출해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조세소위나 법사위 등의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었다.
국민들에게 세금을 어떻게 부과할 지를 결정하는 세법은 예산 이상으로 중요한 문제다. 세법은 얼마 만큼의 세금을 거둘 수 있는 지를 결정할 뿐 아니라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세금 혜택이라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특정행위를 권장하고, 과세를 통해 특정한 경제 활동을 금지하기 때문이다.

세법이 국회 관련 상임위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배경에는 지난달 28일 여야 합의가 부실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 담뱃세 인상, 누리과정 예산 등의 쟁점에 눈을 돌리다보니 구체적인 세법에 주목을 하지 않았다. 특히 야당은 지난달 30일이 지나면 세법 정부안이 사실상 자동 상정을 감안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채 여야 합의사항에서 이 부분을 빠뜨렸다.

야당에서는 여전히 예산부수법안이 본회의에 부의됐더라도 상임위 차원에서 계속해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세소위 위원인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일 기자와 통화에서 "예산부수법안으로 본회의 상정된 법들에 대한 수정동의안이라도 여야 합의로 만들려고 하지만 새누리당이 원안을 고수하며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은 결국에는 수정안이 나올 것이라며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예산안 부수법안은 상임위에서 바로 토론을 하고 마무리 지어 법사위를 통해 마무리를 지었으면 좋았다"며 "앞으로 보완을 해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여당 부수법안 단독처리 가능성에 대해서 "여야가 잘 합의해 수정안을 제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12년만에 서울 버스파업 "웰컴 백 준호!"…손흥민, 태국전서 외친 말…역시 인성갑 "계속 울면서 고맙다더라"…박문성, '中 석방' 손준호와 통화 공개

    #국내이슈

  • 디즈니-플로리다 ‘게이언급금지법’ 소송 일단락 '아일 비 미싱 유' 부른 미국 래퍼, 초대형 성범죄 스캔들 '발칵' 美 볼티모어 교량과 '쾅'…해운사 머스크 배상책임은?

    #해외이슈

  • [이미지 다이어리] 누구나 길을 잃을 때가 있다 푸바오, 일주일 후 中 간다…에버랜드, 배웅시간 만들어 송파구 송파(석촌)호수 벚꽃축제 27일 개막

    #포토PICK

  • 기아, 생성형AI 탑재 준중형 세단 K4 세계 첫 공개 벤츠 G바겐 전기차 올해 나온다 제네시스, 네오룬 콘셉트 공개…초대형 SUV 시장 공략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코코아 t당 1만 달러 넘자 '초코플레이션' 비상 [뉴스속 기업]트럼프가 만든 SNS ‘트루스 소셜’ [뉴스속 용어]건강 우려설 교황, '성지주일' 강론 생략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