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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임종룡 농협금융 회장의 '자전거 경영論'

최종수정 2014.12.01 11:08 기사입력 2014.12.0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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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투증권 인수 등 공격적 경영…올 3분기 누적 순익 140% 증가
"농식품 부문 특장점 살리면 글로벌 농협금융 승산있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아시아경제 대담=박성호 금융부장] "자전거를 탈 때 빨리만 가려고 하다가는 어딘가에 충돌해서 다치게 되죠. 금융회사의 경영도 마찬가지입니다. '리스크 관리'는 빨리 가려고 하는 것을 막아주죠. 리스크 관리를 잘하는 회사가 '리딩뱅크'가 됩니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일 아시아경제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자전거를 타며 깨우친 경영의 묘(妙)'를 소개했다. 짬이 날 때마다 집 주변인 서울 여의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인생을 배우게 된다고 했다. 임종룡 회장은 "금융은 제조업과는 다르기 때문에 빨리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중간과정을 잘 짚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6월 제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농협금융에 변화의 입김을 불어넣었다. 농협은행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올해 3분기 신용손실 충당금전입액은 전년동기대비 672억원 감소한 6202억원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대비 140%나 늘었다. 취임 1년 반만에 농협금융이 '리딩뱅크'로 나아갈 수 있는 터전을 부지런히 닦은 셈이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 조직에 대해서도 큰 자부심을 표현했다. 전국적으로 폭넓은 네트워크와 직원들의 충성도, 우수한 인적 자원까지 모두 자랑거리다.
그는 "울릉도에도 유일하게 지점을 낸 곳이 바로 농협"이라며 "전국 곳곳에 570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데 이는 전 금융사 점포 1만2000여개의 절반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진행된 농협금융 신입직원 채용을 언급하며 "200명을 뽑는데 경쟁률이 163대1로 금융권에서 가장 높았다"며 "우수한 인력들이 농협을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통일금융'이 화두가 된 요즘에 임 회장은 "통일이 된 이후 농협금융이 1등 금융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아무리 험한 곳에서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농협직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그러나 정식 금융사로 발돋움한지 3년에 불과한 만큼 치열함과 경쟁적인 문화가 부족한 분위기에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임 회장은 "겉으로는 과거 농협 내 신용사업부가 은행으로 변모했지만 소프트웨어는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적했다.

임 회장은 우투증권 인수에서도 이러한 점을 염두에 뒀다고 했다. 수치적 성장과 계열사간 시너지 뿐만 아니라 농협금융에 새로운 문화를 가져올 것이라 자신했다. 그는 "경쟁사들이 수차례 인수합병을 거듭하며 성장해오는 동안 농협금융은 안주하기만 했다"며 "치열한 증권업계에서 1, 2위를 다투는 우투증권을 인수한 뒤 농협금융의 문화는 경쟁적으로 자신감 넘치게 이미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 회장은 취임한지 일년 반 밖에 안됐고 외부인 출신임에도 현재 '농협맨보다 더 농협을 잘 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취임 당시 때만 해도 기대보다는 우려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당시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와의 갈등으로 전임 회장이 사퇴한 직후였던 데다 대규모 전산사고와 실적 부진으로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유난히 단결력이 강한 농협 조직에서 외부인, 그것도 소위 '모피아' 출신이었던 임 회장이 꼬이고 꼬인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건 당연했다. 그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에서 은행, 증권, 금융정책 과장을 두루 거치고 장관급인 국무총리실장을 마지막으로 33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한 뒤였다.

임 회장은 민간 금융기관의 수장이 된 지금도 '금융통'으로서 국내 금융시장과 거시경제에 탁월한 식견을 제공한다. 그는 "왜 삼성전자같은 국제적인 금융사가 나올 수 없느냐"는 질문에 세 가지로 답했다.

원화가 국제 통화가 아닌 이상 제약이 많다는 것, 금융산업이 하나의 산업이 아닌 실물경제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성장해온 점, 그리고 해외에 공격적인 투자를 할만큼 수익력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의 '국제화'에 대해서도 분명한 포부를 밝혔다. 경쟁사들처럼 해외에 지점망을 늘리고 현지 금융사를 사들이는 방식은 농협금융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는 세계적인 협동조합 은행인 네덜란드 '라보은행'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소개했다. 농식품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가진 농협중앙회의 경제부문과 함께 진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임 회장은 "농협금융은 주인이 농민인 농협중앙회가 대주주로 있어 실물경제에서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국내 농업기술이나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는데 필요한 투자, 해외와 합작사업에 필요한 파이낸스를 농협금융이 뒷받침 해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성호 금융부장 vicman1203@asiae.co.kr정리=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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