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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부동산시장 급변 따라잡지 못하는 정부…사례 살펴보니

최종수정 2014.11.07 17:37 기사입력 2014.11.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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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만에 손질…그래도 비현실적인 전월세상한
-1월부터 '연 10% 또는 기준금리 4배수 중 낮은 것 적용'으로 전환
-다세대·다가구는 8~9% 수준…대학가 원룸은 12% 법적 상한 초과
-전세 수수료가 매매보다 비싸게 역전된 후에야 15년 만에 개편 카드

기준금리 변동 추이 및 아파트 전세가격 종합지수 변화

기준금리 변동 추이 및 아파트 전세가격 종합지수 변화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한진주 기자]정부의 뒷북 대응을 질타하는 말이 나온 건 어제 오늘이 아니다. 거시경제 흐름을 읽고 한발짝 앞서 시장을 예측, 대비책을 내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다는 얘기다. 더구나 야심차게 내놓은 정책이 별 호응을 얻지 못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이 부동산시장을 정상화시키려면 정책 리스크(위험)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하는 이유다.

일례로 전월세 전환율 상한을 보자.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때 적용하는 연 이율인 전월세 전환율의 상한은 임대임이 월세를 과도하게 부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기준이 바뀐 것은 올 1월 단 한 번 뿐이었다. 그동안 기준금리는 절반으로 내려가고 전셋값은 폭등했지만 12년 만에 손질됐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전월세 전환율 상한이 처음 명시된 것은 2002년. 법무부는 상한선을 연 14%로 못 박았다. 세입자들이 보증금 1000만원 대신 연간 140만원을 내는 식이었다. 당시 기준금리는 4.25%로 지금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시장에 변화가 크게 일었다. 금리는 꾸준히 하락했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일로를 걸으면서 세입자들은 매매보다 전세를 선호했다. 반대로 집주인들은 전세보증금을 높이느니 월세를 조금이라도 더 받자며 전세를 월세로 돌렸다.
수급 불균형이 커지면서 법과 현실이 동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법무부는 12년 만에 법 개정에 나섰다. 올 1월부터 상한선을 연 10% 또는 한국은행 기준금리의 4배수 중 낮은 것을 적용하도록 했다. 현재 기준금리(2%)를 감안하면 전월세 전환율은 8% 이내여야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7.8%였던 전월세 전환율은 올 3분기 7.2%로 하락했다. 전월세 전환율이 하락하며 세입자들이 부담하는 월세는 '평균적으로' 낮아졌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8% 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아파트의 경우 전환율이 통상 6%지만 다세대·다가구는 이보다 높은 8~9% 수준이다. 대학가 원룸의 경우 12%에 달한다.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일방적'으로 제시하는 전환율을 '울며 겨자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다. 3분기 서울 전체적으로는 전환율이 7.2%였지만 종로구는 8.5%를 기록, 현재의 법적 상한을 초과했다.

부동산 중개보수(중개 수수료) 개편 작업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가 최근 중고가 구간대에 놓여있는 주택을 매매 또는 전월세로 임대할 때 내는 수수료를 절반으로 낮추겠다며 개편의 칼을 꺼내들었지만 늦어도 한참 늦었다. 현재의 수수료 체계는 2000년 마련된 이후 단 한 번도 손질되지 않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2000년 매매 6억원·전세 3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 비율을 전체의 1% 내외에 그쳤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에서 이 같은 금액대의 아파트는 25~30%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적인 수준'이 됐다. 소득세법(2006년) 상 고가주택 기준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조정된 지 오래다.

특히 전셋값 폭등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해 전세 수수료가 매매보다 더 비싼 '역전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예를 들어 3억5000만원짜리 전세에 살면 수수료로 최대 0.8%인 280만원을 낸다. 같은 가격의 집을 샀다면 140만원(0.4% 이하)만 내면 된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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