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리터(ℓ)경영'이 시작됐다.
리터경영은 지난 98년 정 회장이 현대차 회장에 취임할 당시 내세운 '현장경영', 이후 회사 성장을 이끈 '글로벌 경영', '품질 경영'에 이른 4번째 경영화두다.
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 와 기아 는 정 회장의 특명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연비를 현재보다 평균 25% 향상시키기로 하고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주요 차종 경량화▲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등 3대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파워트레인 TFT를 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현재 보유중인 10종의 엔진 라인업중 70%를 차세대 엔진으로 대체키로 했다. 중형 승용차에 장착되는 누우엔진과 소형차에 탑재되는 카파엔진을 개선함은 물론 터보엔진 개발 기종수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현재 33~52%에서 2018년 48~62%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초고장력 강판과 경량 소재 확대 적용을 통해 주요 차종 중량을 평균 5% 이상 낮춰 연비 경쟁력을 향상시키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오는 2015년 준중형급 하이브리드 전용모델과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을 출시, 친환경차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연비향상 로드맵 계획에 대해 완성차업계는 정 회장의 경영핵심포인트가 '품질'에서 '연비'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위기때마다 그룹의 경영 핵심포인트를 변경하며 난국을 헤쳐 나왔다는 점에서 정 회장의 변심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실제 정 회장의 경영 키워드는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지난 98년 현대차 회장에 취임할 당시 정 회장은 '현장경영'을 강조했다. 모든 문제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 정 회장은 자동차 생산라인 근로자와 한솥밥을 먹으며 한국 자동차산업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이후 정 회장은 '글로벌경영'을 경영의 핵심포인트로 삼았다. 지난 2002년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과 체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브라질 등 전 세계에 완성차 공장을 건설하며 현대차그룹을 세계 5위 완성차업체로 키웠다.
'품질경영' 역시 정 회장의 경영 키워드다. '품질경영'은 정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다. 현재의 현대차그룹을 있게 만든 '품질경영'은 현대차그룹의 경영철학이나 다름없다.
완성차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현대차그룹의 연비향상 계획은 사실상 정 회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경영키워드가 '품질'에서 '연비'로 이동했다고 보면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며 "연비가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위상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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