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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노벨상의 명(明)과 암(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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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들…'유명세'에 매몰되지 말 것 조언

노벨상 [사진=홈페이지 캡처]

노벨상 [사진=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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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올해도 생리의학상, 물리학상과 화학상 등 과학계에 수여되는 노벨상에 우리나라 과학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인 최초의 노벨 화학상 수상자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유룡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 겸 카이스트 교수의 수상은 불발로 끝났다. 올해 노벨 화학상은 미국 과학자 3명이 공동 수상했다.

스웨덴 노벨상 위원회는 8일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초고해상도 현미경' 연구를 주도한 미국 하워드휴즈의학연구소 에릭 베치그 박사, 스탠퍼드대 윌리엄 E. 머너 교수, 독일 막스플랑크 생물물리화학연구소 슈테판 W. 헬 박사를 선정했다.
앞서 6일과 7일에는 노벨생리의학상과 노벨물리학상에 발표됐다. 노벨생리의학상에는 이른바 ‘머릿속의 지도’로 부르는 그리드 세포(Grid Cells)를 발견한 미국 출신 존 오키프 런던대 교수, 부부 과학자 메이 브리트 모저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 에드바르드 모저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

7일에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아카사키 이사무, 아마노 히로시, 나카무라 슈지 등 일본인 과학자 3명이 선정됐다. 이들은 청색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한 공을 인정받았다. 일본은 이로써 약 20여명이 노벨상을 거머쥐는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노벨화학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유룡 교수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구멍과 수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함께 있는 '메조 다공성 제올라이트'를 개발하고 관련 연구가 세계적으로 약 2만 번 가까이 인용돼 학계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노벨상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연구 결과가 공인된다는 점에서 아주 큰 상이다. 과학자들에게 노벨상은 자신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고 세계적으로 확인하는 자리에 다름 아니다. 우리나라 과학계는 올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조만간 노벨상 수상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자를 우선하는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과학은 '성과 중심'의 속도전에 매몰돼 있는 경우가 많다. 과학자들은 자신의 연구를 더 입체적으로 진행하기 전에 성과물부터 내놓으라는 닦달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정권의 입맛에 따라 과학 정책이 오락가락 하는 사례는 많았다. 지속가능한 과학 연구가 불가능한 시스템인 셈이다.

그렇다면 노벨 수상자들은 이후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최근 뉴사이언티스트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상을 받은 이후 어떻게 삶이 바뀌었는지에 대한 기사를 게재해 관심을 모았다.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브라이언 슈미트(Brian Schmidt). 초신성 관찰을 통해 우주의 가속화하는 팽창을 발견한 공로가 인정받았다.

브라이언 슈미트는 "노벨상은 내 연구 결과를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 수 있었다"며 "또 사업가와 정치인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활동에 책임감 있게 행동하려 노력했다"며 "노벨상을 받았다는 함정 중 가장 큰 것은 우리의 목소리가 너무 크고 지나치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자신이 말하고 쓰는 것에 대해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었다고 되뇌었다.

1980년 핵산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월트 길버트(Walter Gilbert). 그는 노벨상을 수상한 뒤 자신이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고민했다고 밝혔다. 월터 길버트는 "노벨상을 받는 것은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노벨상 이후 당신들은 몇 년 동안 여행하고 강연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조언했다.

길버트 박사는 "나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다만 내가 있는 학교에서 떠나야 할 때라는 것을 확신했고 그것은 '바이오젠'이란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노벨상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는 계기가 된다. 이를 잘못 이용하면 더 이상의 연구는 없고 그곳에 매몰될 수 있다는 것을 수상자들은 경계하고 있다. 또 자신의 연구 성과를 더 확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자신은 물론 연구 성과를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전환점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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