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정말 구부러지니?" "노코멘트"
"우리는 일부러 휘었다" 패러디
애플 '벤트게이트' 일파만파
[아시아경제 김근철 기자, 김유리 기자] "너 정말 구부러지니?" 아이폰6 플러스의 휨 현상이 논란을 낳자 CNN머니 기자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아이폰6 플러스에 내장된 시리(인공지능 음성 인식 서비스)에 이렇게 물어본 것이다. 시리는 뭐라고 답했을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코멘트'. 침묵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길은 없지만, 이번 밴드게이트로 인해 애플이 조롱거리가 된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LG전자 미국 트위터도 G플렉스 사진을 올리며 '우리는 휘어진 게 아니고 일부러 휘었다'고 글을 더했다. '일부러 휘는' 기술력을 부각시킨 것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로 애플을 조롱하는 패러디 영상도 이어졌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바나나를 휘는 실험 동영상을 우스꽝스럽게 게재했다. 바나나에 이어 킷캣도 등장했다. '우리는 구부러지지 않는다. 부서진다(We don't bend, we break)'는 코멘트와 함께 초콜릿 과자 킷캣의 이미지가 트위터에 올라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이 이런데도 문제가 없다는 애플의 해명은 고압적이고 불친절하다"고 꼬집었다.
2012년 배포된 iOS 6는 지도 서비스의 부정확한 데이터로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했고, 급기야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공교롭게도 당시 지도 서비스 논란의 중심이 있던 인물이 이번 운영체제 업데이트 오류의 책임자였던 것으로 알려져 애플은 인력 관리 부실의 책임까지 떠안게 됐다. IT 전문매체 나인투파이브맥에 따르면 iOS 8.0.1의 배포를 책임진 품질 보장 매니저인 조시 윌리엄스는 지도 서비스 논란의 책임을 지고 지도 개발 팀을 떠나 운영체제 버그 테스트를 책임지는 일을 맡았던 것으로 전했다.
한편 애플은 iOS 8.0.1에서 치명적인 버그가 발견된 지 하루 만에 새 업데이트인 iOS 8.0.2를 배포했다. 애플은 "iOS 8.0.1의 영향을 받은 아이폰6 및 아이폰6 플러스 사용자들에게 불편을 끼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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