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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창조경제…"뭐지? 뭐지? 뭐지?"

최종수정 2014.09.22 12:00 기사입력 2014.09.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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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래부 '창조경제 라인' 교체…내년 예산 17.1% 대폭 증가

▲내년 창조경제 예산은 8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조2000억원 늘었다.[자료제공=미래부]

▲내년 창조경제 예산은 8조3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조2000억원 늘었다.[자료제공=미래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창조경제의 첫 무대는 씁쓸했다. 잔뜩 관심 있게 지켜보던 관객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나고 말았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란 독특한 아이템으로 첫 선을 보였는데 국민들은 "이게 뭐지?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네. 뭘 보라는 거지?"라는 의문만 더 키우고 말았다. 창조경제의 서막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

2막이 시작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내년에는 달라질 것이라며 '창조경제' 2막을 열 준비를 마쳤다. 그 첫 출발점은 서막을 기획하고 준비했던 인사들을 모조리 갈아치우는데서 시작했다.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최근 '창조경제 라인'을 대폭 교체했다. 이상목 전 1차관의 뒤를 이어 이석준 기획재정부 2차관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박항식 전 창조경제조정관(1급)은 떠났고 그 자리에 최종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왔다. 노경원 전 창조경제기획국장은 외국으로 나갔고 고경모 전 경기교육청 부교육감이 앉았다. 고 국장은 기재부 출신이다.

◆예산으로 보여준 '이석준의 힘'=내년도 예산안이 발표되면서 미래부와 주변 관계자들은 '이석준 파워'라는 말이 나돌았다. 내년 창조경제 예산안이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 예산은 올해 7조1000억원에서 내년 8조3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증가율은 17.1%에 이른다. 이는 내년 예산안 중 안전예산 부분이 17.9% 늘어난 다음으로 큰 증가폭이다.

미래부의 한 관계자는 "기재부에서 예산실장과 차관을 지낸 이석준 차관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여기에 주목되는 것은 8조3000억원은 미래부뿐만 아니라 범부처와 관련되는 예산이라는 점이다. 미래부가 중심이 되고 관계부처들이 협조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이는 관련 부처의 적극적 협력과 조율 없이는 창조경제라는 배가 좌초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동시에 안고 있다.

내년도 창조경제 예산안 중 범부처에 신규로 편성되는 예산이 대폭 늘어난 부분도 눈여겨 볼 점이다. 정부는 계속되는 재정적자로 인해 기존 예산도 줄이고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신규 예산편성은 자제해 왔다. 창조경제 부문에 신규예산이 대폭 늘어난 것은 그래서 이채롭다.

신규로 신설된 창조 경제 예산안을 보면 미래부의 경우 6개월 챌린지 플랫폼 구축에 100억, 신시장 창조 차세대의료기기 개발에 116억원 등이다. 중기청은 재도약 지원 자금에 200억원을 새로 만들었다. 산업부의 경우 스마트공장 보급·확산에 50억, 제조업 소프트파워 강화에 10억원을 신설했다.

농식품부의 경우 농촌융복합산업 활성화에 127억원을 신설했다. 첨단 바이오의약품 글로벌 진출사업(미래부와 복지부)에 150억원 예산이 새로 마련됐다. 창조인프라 확충을 위해 판교(벤처 중심)를 중심으로 창조경제 성공모델을 확산하고 부처 협업을 통해 산업단지 등을 창조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한 지원도 이뤄진다. 창조경제밸리 육성(308억원, 미래부, 신규), 글로벌 창조 지식경제단지 조성(55억원, 기재부, 신규) 등에 여기에 해당된다. 창조 경제 예산과 관련해 신규로 편성된 규모가 만만치 않다.

▲내년 미래부는 14조3000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했다.[자료제공=미래부]

▲내년 미래부는 14조3000억원의 예산안을 편성했다.[자료제공=미래부]


◆성과 없을 땐 쳇바퀴, 예산 낭비 지적 일 듯=내년 창조경제 예산을 보면 크게 네 가지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창업생태계 조성과 벤처·중소기업 지원에 1조7483억, 신산업·신시장 개척에 3조5437억, 과학기술과 ICT 역량 강화에 1조8922억, 창조경제 문화 조성 등에 1조1460억원 등이다.

이처럼 예산이 늘어난 만큼 이젠 창조경제 논란에서 벗어나 눈에 보이는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창조경제를 두고 "뭐지?"에서 "이런 거였구나!"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창조경제는 2막을 시작하면서 막대한 예산과 탄탄한 조직을 갖췄다.

예산과 조직을 갖춘 만큼 더 큰 책임감도 뒤따른다. 박근혜정부가 기재부 차관을 미래부 차관으로 수평이동한 데는 그만큼 창조경제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상징성을 띠고 있다. 8조3000억원의 창조경제 예산이 국민들의 피부로 다가갈 수 있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다.

이석준 미래부 1차관은 22일 미래부 예산안 브리핑에서 "내년 창조경제 예산은 창조경제 성과 가시화를 위해 창업생태계 조성과 벤처·중소기업 지원, 신산업·신시장 개척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연말쯤 창조경제를 두고 또 다시 '창조경제 라인 교체'가 거론되는 것은 아닌지, 8조3000억원 예산이 실체로 나타날 지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미래부는 최근 편향된 인사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최근 미래부는 과학계 인사를 배제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와 정책통으로 고위인사가 이뤄지고 있다. 최양희 장관도 ICT에 가깝고 최근 미래부 1급 실장들이 대부분 방송통신위원회 출신이라는 점을 꼽고 있다.

미래부 1급은 최재유 기획조정실장, 김용수 정보통신방송정책실장, 박재문 연구개발정책실장, 최종배 창조경제조정관 등이다. 이 중 최종배 조정관을 빼면 모두 방통위 출신들이다. 여기에 과학계를 대표하는 1차관에 과학과는 거리가 먼 정책통인 이석준 차관이 오면서 과학계 인사는 배제됐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부처의 한 관계자는 "특정 부처 출신이라고 해서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는데 최근 미래부 인사를 보면 과학계가 소외받고 홀대받는 것은 분명 사실"이라며 "창조경제 성과를 내기 위해 앞으로 숫자만을 중요시하는 곳으로 나아갈 것 같은데 과연 그것이 올바른 판단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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