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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스토리]올 한가위에도 올빼미가 뜰까

최종수정 2014.09.05 10:30 기사입력 2014.09.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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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오늘도 올빼미가 뜰까.'

조류 생태계를 연구하는 학자들이나 작전 수행중인 군인들이 갖는 궁금증이 아니다. 닷새 간 추석연휴를 앞두고 주식투자자들을 위축시키는 '올빼미 공시'를 두고 하는 말이다. 통상 연휴를 앞두고 기승을 부린데다 마땅한 대비책도 없어 설마 하는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올빼미 공시란 주식시장 마감 후나 휴일 전날을 이용해 슬그머니 불리한 기업정보를 공개하는 수법을 말한다. 투자자들이 연휴에 신경이 팔린 틈을 노려 공급계약 해지, 계약 규모 축소, 유상증자 등의 부정적 소식을 내놓는 것이다.

지난 5월 초는 근로자의 날과 석가탄신일, 어린이날이 몰려 있는 황금연휴 기간이었다. 휴일 틈에 끼어 있는 2일은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업들의 꼼수 공시가 쏟아졌다.

콘텐츠 제작업체 아이디엔은 장 마감 후 8억원 규모의 자금조달을 위해 보통주 62만840주를 제3자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한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는 주주가치를 희석시켜 주가를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같은 날 늦은 시간 롯데손해보험은 1분기 영업손실이 31억6400만원으로 전년대비 적자가 지속됐다고 공시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전문업체 지디는 영업이익이 18억2700만원으로 63.64% 급감했다고 알렸다.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날인 지난 1월29일에도 기업들의 늑장 공시가 이어졌다. 코렌은 해외계열회사에 53억9000만원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19.9%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성우하이텍 역시 체코현지법인에 442억원 채무보증을 연장한다고 밝혔다. 코미팜은 최초 계약에 비해 계약금액이 줄어든 판매ㆍ공급계약 내용을 공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추석 연휴 전날에도 두산중공업과 대림산업, 계룡산업은 분양계약 취소 및 분양대금 반환청구 소송에서 패소했다는 공시를 했다.

기업들도 할 말은 있다. 장 마감 후 공시함으로써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같은 올빼미 공시가 대부분 악재로 주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업들이 얄미울 수밖에 없다.

올빼미 공시를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시를 충분히 살피고 다음 거래일까지 심사숙고할 수 있는 시간을 투자자들이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올빼미 공시가 갖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잦은 늑장 공시는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찍힐 수 있는 이유가 된다. 한국거래소는 작년 연말 올빼미 공시를 한 삼진엘앤디, 렉스엑이앤지, 한국자원투자개발에 대해 공시변경, 공시불이행 등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한 바 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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