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6개 금융협회장들과 오찬간담회를 열고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가) 41조원의 정책패키지, 가계소득 증대 3대 세제 등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과감한 정책대응을 하고 있다"면서 "이 경제정책들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운을 뗐다.
최 부총리는 이어 "금융업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이 낮아지고, 일자리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면서 "노동생산성도 떨어지면서 제조업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험관리 차원의 구조조정으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금융업에 만연된 보신적 타성과 소극적 관행에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진한 성찰이 필요할 때"라고 금융업의 보신주의에 대해 질타했다.
최 부총리는 "창조금융, 기술금융, 신성장 금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보수·인센티브·인사평가 체계 개편 ▲리스크 관리체계 차별화 ▲국제금융 기능 강화 등 세가지 측면에 대한 제언도 내놓았다.
그는 우선 "보수·인센티브·인사평가 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기술금융과 모험적 투자 등을 적극 지원하는 직원에게 충분한 성과를 지급하고, 안주하는 직원과는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업이 좀 더 모험적인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기관의 국제금융 기능 강화도 주문했다. 최 부총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의 국제금융 기능은 크게 위축됐다"면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금융협회장과 최 부총리의 만남이 처음이었던 탓에 깊은 대화는 오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은 간담회가 끝난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큰 틀에서 금융보신주의와 관련된 뜻을 공유했지만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선 이야기하진 않았다"면서 말을 아꼈다.
이날 행사에는 최 부총리를 비롯해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장남식 손해보험협회장, 박종수 금융투자협회장, 김근수 여신금융협회장,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최규연 저축은행중앙회장이 참석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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