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신성 폭발할 때… 인(P), 우주공간으로
구본철 서울대 교수, 이달의 과학자상 수상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질량이 큰 별 중심에서 핵융합에 의해 인((P, 燐)이 만들어졌다. 초신성이 폭발할 때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가는 이론을 입증했다.
구본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가 밝혀낸 사실이다. 구 교수는 이 이론으로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9월 수상자로 선정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생명체를 구성하는 6대 필수원소 중 하나인 인의 생성과 기원을 처음으로 확인한 구 교수를 이달의 과학자상으로 선정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인은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의 뼈대를 이루며 사람의 뼈를 구성하는 주요성분으로서 탄소, 수소, 질소, 산소, 황과 함께 지구 생명체의 탄생 및 유지에 필수적원소이나 아직 그 생성현장이 확인된 적은 없었다.
구 교수는 1680년쯤 폭발한 초신성의 잔해 카시오페이아 에이(Cassiopeia A)에 대한 적외선 분광관측을 통해서 질량이 큰 별의 중심에서 핵융합에 의해 인이 생성되고 초신성이 폭발할 때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간다는 이론을 입증한 업적을 인정받았다. 초신성(supernova)은 폭발하는 별로 갑자기 밝게 보여 붙여진 명칭이다. 대부분 질량이 태양의 8배 이상 되는 별들이 종말에 이르러 중심핵이 붕괴하면서 폭발한다.
138억 년 동안 약 50년마다 한 번씩 은하 곳곳에서 초신성이 폭발하면서 우리 은하 전역에는 생명체에 필수적인 무거운 원소들이 가득 차 있다. 은하의 화학적 진화에 관한 많은 관측결과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데 인의 경우 그 생성현장이 확인되지 않아 초신성 잔해에서 인의 함량을 정확히 측정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구 교수는 초신성이 폭발하고 남은 잔해인 카시오페이아 에이(Cassiopeia A)의 적외선 분광자료에 독창적 방법을 적용, 방출선의 세기를 정량분석했다. 결과 인(P)과 철(Fe) 두 원소의 상대적 개수비가 태양계나 우리 은하에서 일반적으로 관측되는 양의 백 배에 달하며 이처럼 인의 함유량이 높은 것은 초신성에서 인이 생성돼 우주공간으로 퍼져나갔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구 교수는 토론토대와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연구소와 공동으로 이 연구결과를 지난해 12월 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했다. 사이언스지는 편집자의 칼럼을 통해 이 연구결과를 '우리는 소성단(we are stardust)'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하는 등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이달의 과학기술자상은 산·학·연에 종사하는 연구개발 인력 중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사람을 발굴해 포상한다. 과학기술자의 사기진작은 물론 대국민 과학기술 마인드를 확산하기 위해 1997년 4월부터 시상해오고 있다. 매월 1명씩 선정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과 상금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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