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들 1년간 여성 3000여명 줄여…남성의 두배

줄어든 여성 62%가 삼성계열 소속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지난 1년간 경기침체에 따른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증권, 보험, 카드, 은행권 주요 업체의 직원 수가 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자 직원이 1명 줄어들 때 여자 직원은 2명이 줄어드는 등 구조조정의 피해가 여성에게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5개 금융업종에서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39개 회사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6월말 현재 전체 직원 수는 16만2908명으로 전년 대비 5033명(3.0%) 줄었다.

이 기간에 남자 직원은 8만7182명에서 8만5394명으로 1788명(2.1%) 감소했고, 여자 직원은 8만759명에서 7만7514명으로 3245명(4.0%) 줄었다. 남자 한 명이 일자리를 잃을 때 여자는 2명이나 회사를 그만두게 된 셈이다.

회사별로는 삼성 계열 금융사의 여직원 감소폭이 컸다. 지난 1년 새 금융사의 여성 감소 인원인 3245명 가운데 61.9%인 2009명이 삼성 계열이었다.

삼성카드는 이 기간에 여직원이 1665명에서 1031명으로 634명(38.1%) 줄었고, 삼성증권도 1331명에서 876명으로 455명(34.1%) 감소했다.

삼성생명도 3513명에서 2590명으로 923명(26.3%) 줄었으나 삼성화재는 유일하게 3명이 늘었다.

삼성계열 금융사를 제외하면 전체 직원 수 감소율은 3.0%에서 1.6%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여성 직원 감소율도 4.0%에서 1.7%로 낮아진다.

업종별로는 증권 업종(10개사)의 여직원이 1만313명에서 8779명으로 14.9% 줄었고, 생명보험 업종(7개사)도 7781명에서 6691명으로 14.0%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두 업종의 남자 직원 감소율은 9.9%와 5.8%로 낮았다.

동양증권의 여직원 감소율은 41.4%로 가장 높았고, 삼성증권 34.2%, 대신증권 25.6%, 우리투자증권 16.4%, 하나대투증권 9.3% 등의 순이었다.

카드 업종(6개사)의 여직원은 6125명에서 5556명으로 9.3% 줄어든 반면, 남자 직원은 5939명에서 6031명으로 오히려 1.5% 늘었다.

삼성카드만 여직원 수가 40% 가까이 줄었을 뿐,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감소폭이 각각 2.1%, 0.2%로 미미했다. 현대카드(8.6%), 하나SK카드(2.4%), KB국민카드(1.
3%) 등은 오히려 여직원 수가 늘었다.

그러나 삼성카드 측은 기존 상담조직을 삼성카드고객서비스 회사로 분사했기 때문에 이같은 수치가 나타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올해 1월 고객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전문화하기 위해 기존 상담 조직이 삼성카드고객서비스회사로 옮겨졌다"면서 "전문상담회사 출범으로 상담여직원들의 고용이 오히려 높아지고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