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입 1.25달러', 현실 반영 못해
20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ADB는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국가별 실질 구매력이나 물가상승률 같은 지표를 고려할 때 현 빈곤선이 너무 낮게 책정돼 있다"고 밝혔다.
ADB는 현 기준대로라면 빠른 경제성장과 삶의 질 향상에 힘입어 아시아의 빈곤율이 오는 2030년까지 1.4%로 떨어지리라 예상했다. 빈곤율이 3%를 밑돌면 빈곤은 사실상 완전 퇴치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ADB의 설명이다. 아시아 저소득층 가운데 상당수는 하루 수입이 1.25달러를 약간 넘는다. 이들의 삶은 여전히 극단적인 빈곤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빈곤선 기준이 1.50달러로 조정되면 현재 4억7300만명에 이르는 아시아의 빈곤층은 내년 15억명으로 늘 듯하다. 아시아의 빈곤율은 12.7%에서 41.2%로 껑충 뛰게 된다.
ADB의 빈곤선 상향 조정은 다른 국제기구들의 움직임과 방향을 같이 한다. 앞서 세계은행은 빈곤선 기준을 하루 수입 1.75달러로 수정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엔 산하 개발도상국 원조 담당 기관인 유엔개발계획(UNDP)에서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조너선 핀커스는 "정책 당국의 경우 사람이 하루에 얼마나 갖고 있어야 죽지 않고 살 수 있는지 객관적으로 정의하고 싶어 한다"면서 "그러나 이는 빈곤 아닌 극단적 궁핍의 기준"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빈곤선 결정에서 육체적 필요뿐 아니라 사회적·심리적 필요까지 폭넓게 고려돼야 한다"면서 "식량안보, 불평등, 영아 사망률, 취학률 같은 다양한 지표가 실질 빈곤을 측정하는 지표로 활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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