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외환은행이 하나은행과의 조기통합을 두고 '자중지란(自中之亂)'의 형국을 보이고 있다. 노조를 주축으로 한 직원들은 '5년 독립경영 보장'을 주장하며 조기통합에 격하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외환카드로 전적신청을 한 직원들은 조기통합의 선결과제인 외환카드 분사에 조속한 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이 연일 외환은행 주도의 조기통합을 위해 직원설득에 나섰지만 내분은 심화되는 모양새다.
외환카드설립사무국 관계자는 "향후 하나SK카드와 합병된 이후 경영전략이나 인력운영방안 등을 논의해야 하는데 외환카드 분사 승인이 계속 늦어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8000여명의 외환은행을 대표하는 노조와 분명히 다른 의견이 있다는 점을 호소문 발표로 피력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같은날 역대 노조위원장이 조기통합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부분 전 현직 지점장인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인사권으로 직원들에게 노조와 상반된 입장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김한조 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하나금융지주의 '2.17 합의서' 위반에 동조한다고 비판했다. 김한조 은행장은 사내 인트라넷에 세 차례에 걸쳐 서면메시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조기통합의 당위성을 설득한 바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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