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전쟁 시리즈 다섯번째, '탐욕경제'
쑹훙빙은 2007년 이후 '화폐전쟁' 시리즈에서 세계 금융자본의 형성과 발전, 미국발 금융위기, 금시장의 변화, 유럽 등 서구의 금융사, 달러·유로·야위안(아시아 단일통화)가 각축하는 화폐 전국시대의 도래 등의 문제를 탐구해 학계에 파문을 일으킨 중국 경제학자다. 이미 한국에도 수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저자는 이번엔 다가올 슈퍼 글로벌 금융 위기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가공할만하며 역사적 근거를 들어 피할 수 없는 사태임을 설파한다. 특히 'G2'시대를 이끌고 있는 중국 경제의 가상 시나리오는 당장 중국 투자에 혈안인 우리 기업과 개인에게도 간과하기 어려운 내용이다. 여기서 독자들이 쑹의 경고와 진단을 거꾸로 읽는다면 중국 투자에서 한몫 잡을 수 있는 틈새를 발견할 수는 있다. 그런 편에서 지금 쑹훙빙 읽기는 '슈퍼 글로벌 금융 위기' 피하기에 해당되기도 한다.
이에 저자는 '과도한 탐욕-부의 양극화-금융 위기-몰락'이라는 공식이 동서고금에 유효함을 증명한다. 특히 고대 로마와 북송의 쇠망사를 예로 들며 '양적 완화'라는 호흡기가 얼마나 부실한 지를 보여준다. 이에 '양적 완화-자산가치의 무한대 상승'이라는 악순환은 결국 시장을 고사시킬 것이라고 진단한다.
"쓰레기 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은 당연히 쓰레기회사다. 이런 회사를 위한 정크본드는 더 큰 위기를 키운다. 이미 정크본드의 규모는 1조1000억달러에 육박, 회사채 시장(9조2000억달러)의 12%를 차지한다. 2013년 정크본드의 점유율은 2006년 서브프라임 채권의 점유율을 맞먹는다."
차이나 드림을 비판하는 대목은 우리로서도 주목할 부분이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의 부가 편중되고, 탐욕이 만성화됨으로써 몰락의 가능성이 예견된다. 지금 평화롭기까지 한 세계 경제의 형세는 '큰 비가 내리기전의 고요함', 즉 폭풍전야인 셈이다. '최후의 심판'의 순간, 폭풍에 쓸려가지 않으려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쑹훙빙의 경고를 새겨볼만 하다. 자칫 지나치게 비관적이고 충격적 예견일지라도 동서고금을 넘나드는 글로벌경제 연구 성과가 만만치 않다. <쑹훙빙 지금/홍순도 옮김/박한진 감수/알에이치코리아 출간/값 2만20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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