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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벌금 폭탄에 유럽 대형 은행 사업 재조정

최종수정 2014.07.23 10:10 기사입력 2014.07.2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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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대규모 손실' 크레디트스위스도 상품시장에서 철수 결정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정부의 벌금 폭탄이 한 유럽 대형 은행의 사업 재조정으로 이어졌다.

스위스 2위 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상품 시장에서 철수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날 2·4분기 7억스위스프랑(약 793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8년 4·4분기 60억2000만스위스프랑 순손실 이후 최대 손실이었다. 지난 5월 미국인 탈세를 도운 혐의와 관련, 미국 법무부에 26억달러(약 2조6606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한 것이 2분기 대규모 손실로 이어졌다.

대규모 손실로 크레디트스위스의 자기자본은 크게 줄었다. 블룸버그는 주요 16개 글로벌 투자은행 중 크레디트스위스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이 가장 낮다고 전했다.

2분기 말 기준 크레디트스위스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비율은 9.5%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를 연말까지 10% 이상으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6월 말 기준 크레디트스위스의 위험가중자산 규모는 2790억스위스프랑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장기적으로 이를 2500억스위스프랑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금융서비스업체 케플러 쇠브뢰의 더크 베커 애널리스트는 "상품시장 철수 결정은 자기자본 약화 측면에서 취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의 벌금 폭탄이 대규모 손실과 사업 재조정으로 이어진 셈이다.

베커는 "2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며 "투자은행 사업은 어닝 서프라이즈였고 사실 거의 유일한 부정적 요소는 자산관리 사업 이익률이 떨어진 점 정도"라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분기 손실은 지난해 4분기 이후 2개 분기 만이다. 당시에도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에 판매한 모기지 증권 관련 소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벌금을 내면서 4억7600만스위스프랑 손실을 냈다.

최근 크레디트스위스처럼 상품시장 철수 내지 사업 축소를 결정하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도이체방크가, 올해 들어서도 바클레이스와 JP모건 체이스가 상품 사업 철수 내지 축소를 발표했다.

수익성이 악화되는데다 당국의 규제도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 소재 시장 분석업체 콜리션에 따르면 지난해 10개 대형 은행의 상품 사업 매출은 18% 줄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상품거래 사업부가 올해 현재까지 손실을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상품거래 사업에서 철수하지만 상품거래 금융 사업부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귀금속처럼 일부 상품거래 사업은 유지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또 외환과 금리 거래 부문의 전자거래 비중을 높이면서 비용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소위 채권·통화·상품 사업으로 일컬어지는 FICC 부문에서 비용을 줄여 자본 비율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당국의 규제와 시장 구조 변화로 상품, 외환, 채권 3개 부문은 시장 분위기가 안 좋은 쪽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상원 상임위원회는 21일 93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통해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스가 15년간 미국 13개 헤지펀드의 탈세를 도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스가 판매한 '바스켓 옵션'이라는 구조화 상품을 통해 수십 억달러를 탈세했다. 상임위는 1998년부터 2013년까지 도이체방크와 바클레이스가 199개의 바스켓 옵션을 판매했으며 이를 통해 1000억달러 이상의 거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바스켓 옵션 거래를 가장 많이 했던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경우 340억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탈세 규모가 68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상임위는 헤지펀드와 은행들이 위법을 했는지 여부는 당국과 검찰의 판단에 맡긴다고 밝혔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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