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왜 사라지는 걸까 ?"‥박물관 속 유물 '살포'전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오랜 세월, 생명과도 같은 쌀 농사가 점차 줄고, 산업의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농업이 낡은 유산이 되고, 도구들은 점차 박물관 속 유물로 박제된 시대, 쌀 전면 개방 앞에 선 농심(農 心)은 더욱 위태롭다.
농협중앙회 농업박물관이 여는 '농감(農監)의 지팡이, 살포’특별전에서는 바로 농업 유물을 통해 사라진 농업의 권능을 더듬어볼 수 있다. 전시 기간은 22일부터 9월 28일까지다. 이번 '살포전'에는 자루길이가 2m가 넘는 대형 살포와 네모형·가랫날형 살포 등 흔히 볼 수 없는 다양한 살포 20여점이 선보인다. 우리는 귀중한 유물이라고 하면 도자기나 회화 등 미술품 위주로 연상한다. 특히 생활사나 자연사에 관련한 유물은 그저 하찮게 여겨 박물관 수장고에 처넣고 수십년동안 내놓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점에서 농업 등 생활유물도 새로운 시각으로 읽을 수 있는 사회적 안목이 요구된다.
살포는 나이든 농부가 논에 물꼬를 보거나 뜬 모를 할 때 사용한 도구다., 때로 지팡이로 쓰여 나이든 농민의 권위를 나타내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2m 내외의 긴 자루 끝에 손바닥만한 쇠날을 부착한 형태다. 지역에 따라 쇠날의 형태와 크기가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는 4세기 무렵의 분묘에서도 출토되고 있다. 따라서 살포는 적어도 17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농업 유물이다.
전시에 앞서 농업박물관은 올해 초부터 70세 이상의 농민을 대상으로 조사와 인터뷰를 실시해 사용방법, 용도, 지역별 명칭과 형태 등 상세 자료를 모았다. 1950년을 기점으로 살포의 사용이 급격히 줄어들어 1960년대 이후에는 거의 사용되지 않은 까닭에 살포를 사용하였거나 기억하는 원로 농민도 드물었다.
농업박물관에는 지난 30여년간 전국 각지의 농업인들로부터 기증받은 44점의 살포가 소장돼 있다. 그 중 형태와 보존상태가 뛰어난 20여점을 골랐다. 대표적인 경남 함안 북촌 살포는 전체 길이가 2m 40cm에 달하는 대형으로, 자루며 날이 모두 정교하게 다듬어져 있다.
농협 농업박물관은 약 5000여점의 농업유물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2009년에는 소장유물 가운데 ‘농기(農旗)’4점이 서울시 문화재자료로 지정됐다. 이어 2013년에는 역사적 교육적 가치가 높은 농업유물 50점을 '농업보물'로 지정됐다. 농업박물관은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근처에 위치하며, 입장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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