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년 더 시민이 시장…중단없는 협치 실천"
박원순 서울시장, 아시아경제 인터뷰에서 2기 시정 계획 밝혀..."국가 배분권 남용"..."관광산업 활성화에 주력...수도권 규제 일부 완화 필요" 역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15일 아시아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원칙, 상식, 합리, 균형 등 무너진 우리 사회의 '기본'을 복원하는 데 힘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전시컨벤션산업(MICE) 활성화 등을 통한 관광산업 육성을 핵심 시정 과제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히고 수도ㆍ국제도시로서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식첨단산업ㆍ금융서비스업 유치와 관련된 수도권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2기 시정이 1기 때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면?
▲ 1기는 아무래도 여러가지 시정을 이해하고 일종의 새로운 서울의 미래를 그리고 디자인하는 것이었다면 2기는 본격적으로 실천하는 시기다. 1기 때와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2기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제대로 높이고 또 미래의 서울을 디자인하는 일들을 본격화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2기 취임식에서 안전, 복지, 경제를 이야기했는데, 그것을 실천하는 두 가지 방식이 협치와 혁신이다. 또 과거에는 원칙과 상식이 없거나 균형이 깨져있거나 합리적이지 못한 일이 많았다. 반듯한 서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결과 서울의 많은 것들이 자동적으로 바뀌는 그런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사회 전체적으로 일고 있는 반성과 변화의 노력을 서울시 차원에서 어떻게 수용할 것인지?
▲ 세월호 참사는 방금 제가 말씀드린 원칙,상식,합리,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단 한 가지라도 제대로 작동했다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사회 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무너져 있다. 원칙과 상식이 없었던 것이 원인이다. 새 배가 들어와서 취항하려고 하면 그 배가 안전한가, 평형이 이뤄져서 어느정도 배가 제대로 뜰 수 있는가를 검토하는 것은 기본인데, 그 기본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로비 등으로 인해 합리적인 제도와 절차가 무력화됐다. 진도 VTS의 업무태만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도시도 마찬가지다. (보도블록 설치 기준, 차도 10계명, 인도10계명 등 파일을 들고 와서) 이것들이 도시의 기본이다. 기본이 안돼 있는데 무엇이 제대로 되겠나. 인도는 사람이 다니는 길인데 여기 오토바이가 다니고 차가 맨날 올라와 있고, 이게 말이 되나. 시의 출판물도 원칙과 기준, 가이드라인이 없이 만들어져서 나한테까지 오다가 말다가 한다. 그래서 10대원칙을 만들었다. 문명,선진이라는 게 뭔가. 원칙과 상식 합리와 균형, 기본이 바로 선 도시가 바로 문명이다. 세월호 참사가 주는 교훈이 그거라고 본다.국가 개조, 거창한 얘기다. 작은 것부터 해야한다
- 시민 안전과 관련해 지하철 노후화 문제도 불거졌다. 예산 문제인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 런던,뉴욕 지하철과 비교하면 서울 지하철이 최고다. 그러나 아무리 최고라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있다. 다만 우리도 딜레마가 있다. 돈만 충분하면 다 교체할 수 있지만 예산에 문제가 있다. 최근의 지하철 사고 이후 추가로 예산을 확보해서 교체주기가 된 전동차는 전량 교체하겠다는 것이 제 약속이니까 당연히 할 것이다. 거기에다 2중 3중의 점검을 할 것이다. 전동차 외에도 신호체계나 관제시설, 내진 설계 문제를 점검할 계획이다. 그런데 모든 게 예산의 문제다.중앙 정부가 코레일에 주는 재원만큼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 중앙 정부와 관계 설정도 중요한데?
▲민선 6기를 맞으면서 어쨌든 지방자치가 상당히 정착이 됐다. 지방분권, 지방자치에 대한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자치가 결국 국가경쟁력의 중요한 축 중의 하나다. 중앙 정부는 정책을 결정하고 실현하는 것은 지방정부다. 국가사무와 지방사무를 분리하면 6대4 정도지만, 재정은 8대2에 그친다. 이 불균형을 현재는 정부가 교부금이나 보조금 형태로 메워준다. 문제는 중앙정부가 배분권을 갖는다는 것이다. 왜곡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이 도로에 3000억원 등 포항에 다 가져가는 것을 봐라. 이런 게 국가의 배분권을 남용ㆍ왜곡한 사례다. 또 보편적 복지는 중앙 정부가 온전히 맡아야 한다. 경찰도 지방자치로 실시되면 시민들의 안전이 훨씬 더 확보될 것이다.
- 지난해 발표한 원순노믹스가 있다. 임기 동안 중점을 둘 경제정책은?
▲ 서울의 경제를 이렇게 본다. 기본적으로는 기업들이 스스로 혁신을 통해 성장해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흐름이다. 다만 시가 예산과 행정 권한을 활용해서 할 수 있는 것 몇 가지가 있다. 첫째가 관광이다. 고용 창출이 많고 잠재력이 무궁하다. 서울은 역사와 첨단이 함께하는, 외국인이 보기에도 매력있는 도시다. 인프라만 보강해 주면 MICE 산업은 곧 세계 1위가 될수 있을 거라 본다. 특히 영동권 MICE 산업단지는 연말쯤에 한전 부지 매각과 함께 본격 추진할 것이다. 전담 국장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 또 G-밸리처럼 기존 산업단지 300여개를 재생시켜 활성화시킬 것이다. G-밸리 같은 곳은 조금만 더 업그레이드 시키면 실리콘밸리처럼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
-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생각은?
▲기본적으로 수도권과 지방은 한 몸의 관계다. 경쟁과 반목이 아닌 상생의 길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수도권 규제 완화 역시 마찬가지다. 수도권과 지방이 뺏고 뺏기는 마이너스 경쟁의 방법이 아닌 각 지역이 가진 가능성과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이를 통해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윈윈 방법이 모색되어야 한다고 본다. 서울시가 방점을 둬야 할 산업은 지식첨단산업이나 금융 등의 서비스업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규제로 인해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지정할 수 없고, 금융 중심지에 대한 법인세 감면 규정에서도 예외다.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경쟁 도시들보다 조세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서울만의 불합리를 넘어 중앙, 지방도시와의 상생발전에도 큰 걸림돌이 된다고 본다. 수도권 규제만이 아닌 각 지역이 가진 고유의 잠재력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전봇대를 뿌리 뽑을 수 있는 규제 개선 논의가 이뤄줘야 하리라고 본다.
- 박근혜 정부의 인사를 두고 논란이 많다. 어떤 용인술의 원칙을 갖고 있는가?
▲ 종합적이지만 두가지를 주로 본다. 첫 번째는 전문성이다. 그 전문성이라는 것은 지하철 사장을 뽑을 때 꼭 지하철을 잘 알아야 하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경영 전문성일 수도 혁신 전문성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상호 구성을 잘 맞추느냐다. 두 번째는 리더십이다. 리더십은 본인이 꼭 잘해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조화롭게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을 잘 이끌어가고 친화력을 잘 살리는 사람들이라면 기관장이나 책임을 맡길 수 있다. 청렴과 도덕성은 기본이다. 요즘 시 공무원치고 그런 거 안 따라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친분이 깊은데, 서울의 교육을 개선하는 데 함께할 일들이 많을 듯하다.
▲교육청은 교문 안 교육, 서울시는 교문 밖 교육을 책임지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정책 공조의 논의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일단 교육에 대한 철학을 공유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조 교육감은 참여연대 시절부터 사회적, 정책적 철학을 함께 해 온 분인 만큼 향후 4년 서울시와 교육청이 조화와 협력을 이루는 관계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취임 전 조 교육감 측 인수위원회와 만나 교육도시 서울의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건, 제가 '마을이 학교다'라는 책을 쓴 적이 있는데, 조 교육감도 21세기 교육은 학교라는 성벽을 넘어 지역사회와 함께 교육의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앞으로 시민, 전문가, 학부모들에게까지도 활짝 열려 있는 정책 실무협의회를 만들어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을 이어가자는 제안도 해줬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서울시와 교육청이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끝으로 시민들께 하고픈 말은?
▲서울의 변화를 신뢰해 주신 시민 여러분 덕분에 박원순 2기의 문을 새롭게 열 수 있었다. 이제 서울은 4년 더 시민이 시장이다. '시민이 시장'이라고 선언했던 박원순 1기에 이어 '4년 더 시민이 시장'이라는 박원순 2기의 약속도 중단 없는 협치를 통해 실현해 나가겠다. 기본과 원칙을 지키며 소통과 공감, 화합과 통합을 시정의 원칙으로 삼아, 시민이 한마음으로 원하는 변화를 만들겠다. '오로지 서울, 오로지 시민', 이 정신을 잊지 않고 가져가겠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변함없는 동행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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