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꾀를 부리다가 도리어 자신이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를 빗대어 하는 말이다. 이 속담은 실패한 산업은행의 동부 자산 패키지 매각전에 제격이다. 산은이 이득을 보려고 지나치게 꾀를 피우다가 오히려 손해를 봤기 때문이다.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혔다. 기업들의 슈퍼갑인 산은이 어물쩍 포스코에게 동부 자산을 넘기려다 결국 당했다"며 산은을 비꼬았다.
이는 산은의 동부 자산 매각전을 바라보는 국내 철강업계의 시각과 다르지 않다. 산은의 매각 방식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 방식으로 최초엔 SPC(특수목적회사)를 통한 매각을 제시했다가 개별경쟁입찰로 변경했고 다시 포스코 단독 협상안을 꺼냈다. 매각 방식이 여러차레 변경되면서 지난해 11월 발표된 동부 자산매각안 추진은 5개월 후인 지난 3월에야 시작했다.
뒤늦게 돌입한 동부 자산 매각전도 문제 투성이였다. 경쟁입찰을 배제한 채 포스코에 단독 협상권을 주면서 매각 주도권을 빼았겼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포스코에 끌려다니는 협상을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산은이 개별 매각에 나서도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산은이 포스코에 목을 매는 사이 동부제철 인천 공장에 군침을 흘렸던 중국의 바오산, 우한, 안산, 수도, 샤오걍그룹과 대만의 차이나스틸은 발을 뺐다. 산은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것이다.
이제 산은은 잔꾀가 아닌 해법을 내놔야 한다. 동부 자산 매각작업이 실패로 끝나면 동부그룹은 STX나 동양의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 탓이다. 산은의 개별 매각전 카드가 자충수로 끝날지, 묘수로 결론을 맺을지 지켜 볼일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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