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동부패키지 인수 여부 밝히나?

-권오준 포스코 회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동부 패키지 입장 밝히나

권오준 포스코 회장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업계에서 권오준 회장이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을 포함한 이른바 '동부 패키지' 인수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권 회장은 취임 직후 세 달 동안 동부 패키지 인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이다. 동부그룹 자구안의 핵심인 동부패키지 인수 여부가 불명확해지면서 동부그룹의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시장의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포스코는 2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권 회장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를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권 회장이 그동안 소회와 앞으로 각오를 밝힐 예정이다.

업계의 관심은 동부 패키지에 쏠려있다. 권 회장은 그동안 동부 패키지 인수에 대해 신중한 태도로 접근해왔다. 권 회장은 지난 4월 1일 창립기념일 동작 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동부제철 인수와 재무구조 개선은 거리가 멀다"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런가 하면 권 회장은 지난달 19일 기업설명회에서 "포스코 회장뿐만아니라 철강협회장으로 윈윈 하는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동부인천스틸을 중국 철강 업체에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실사가 끝난 직후인 지난 9일 권 회장은 제15회 철의 날 기념식에서 "2~3일 후 보고를 받고 말씀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후 권 회장은 지난 16일 본부장 회의에서 동부패키지 실사 보고서를 보고 받았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그러자 시장에서 포스코가 내부적으로 동부패키지 인수 불가에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내다봤다. 포스코 관계자 역시 "포스코는 한번도 인수 여부에 대해 입장을 밝힌 적 없다"면서 "지금까지 시장에서 (인수)에 대해 추측해온 것"이라고 인수 ‘불발’에 무게를 뒀다. 더구나 포스코에너지가 석탄화력발전소인 동양파워를 4000억원에 인수하면서 동부패키지 중 같은 석탄화력발전소 '동부발전당진'에 대해 포스코가 흥미가 떨어졌다는 추측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동부그룹이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 동부인천스틸과 동부발전당진을 패키지로 묶어 포스코에 제안을 한 상황이다. 인수 가격의 70~80%를 재무적 투자자 자격으로 지원하겠다는 파격적 제안을 한 상황으로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동부그룹의 자구계획안인 핵심인 동부패키지 인수 불발이 동부그룹의 커다란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것도 포스코 입장에서 또다른 부담이다.

이런 가운데 매각 가격을 두고 세 주체간의 가격 차이도 큰 상황이다. 포스코는 동부패키지의 적정 인수가로 5000~6000억원을 제안했지만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은 8000억원대로 보고 있다. 반면 동부그룹은 적어도 1조 5000억원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입장에서 20년만에 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발등에 '재무구조 개선'의 불이 떨어졌다"면서 "권 회장의 장고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