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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대한민국]일어나, 브릭스…은행들 현지화 네트워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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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 - 금융의 새 지평 'BRICs'에 건다

[힘내라 대한민국]일어나, 브릭스…은행들 현지화 네트워크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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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BRICs)'가 등장한 지도 이제 10년이 넘었다. 이 용어는 지난 2003년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짐 오닐이 '브릭스 와 함께 꿈을(Dreaming with BIRCs)'이란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를 이끌 신흥국으로 브라질(Brazil)ㆍ러시아(Russia)ㆍ인도(India)ㆍ중국(China)을 꼽으면서 사용되기 시작했다. 10여년 동안 브릭스 국가들은 빠르게 성장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7.9%에서 지난해 20.4%까지 확대됐다. 최근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브릭스 국가들은 국내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인 셈이다.

이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들도 이 시장에서 영업망을 확대하는 등 진출 기업들에 대한 금융지원을 강화하며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은 남미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 지역 최대 시장으로, 10개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어 은행들에게도 최적의 남미 진출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으로 브릭스 국가들에 다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 나라에서 영그는 은행의 '꿈'을 조명해 봤다.
◆브릭스 영업망 구축한 우리은행ㆍ외환은행=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에 모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우리은행은 2009년 브라질의 최대 상공업 도시이자 올해 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상파울루에 사무소를 개설하며 진출한 뒤 2012년 현지법인 전환절차를 거쳐 브라질우리은행을 설립했다. 3월 말 현재 자본금은 3400만달러, 직원은 본국직원 4명을 포함해 18명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브라질 법인 개설로 브릭스 모든 지역 내 네트워크를 보유하게 됐다"며 "세계 중요지역을 모두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향후 브라질법인을 칠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또 지난 2007년 중국우리은행을 설립해 현재 법인 1개, 분행 8개, 지행 8개 등 17개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에도 2008년 모스크바에 현지 법인을 세웠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인도에는 2012년 첸나이 지점을 개설하며 진출해 현재 영업망 확대를 준비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를 해외진출 확대전략의 원년으로 삼고,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브릭스 국가들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2013년 1월 16일 브라질우리은행 개점식 행사에서 이순우 행장(가운데)이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이 행장은 "적극적인 현지화 추진으로 브라질에 진출한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상파울루 시민 및 브라질 현지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계획"이라며 "양국의 교류증진과 브라질 은행산업 발전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1월 16일 브라질우리은행 개점식 행사에서 이순우 행장(가운데)이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이 행장은 "적극적인 현지화 추진으로 브라질에 진출한 국내기업뿐만 아니라 상파울루 시민 및 브라질 현지기업들과 함께 성장할 계획"이라며 "양국의 교류증진과 브라질 은행산업 발전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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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은행은 브라질과 중국에 현지법인을, 러시아와 인도에 그 보다 규모가 작은 사무소를 두고 있다. 이 중 브라질은 국내 은행 중 외환은행이 가장 먼저 가능성을 발견한 나라인 만큼 애착이 크다. 외환은행은 1990년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5월 브라질 상파울루에 현지법인을 세웠다. 역사가 벌써 16년이다. 그 사이 자산 규모도 꾸준히 늘어 지난해 평잔 기준 1억968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된 업무는 현지 한국기업의 자금 수요를 대고, 송금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일이지만 최근에는 인프라 투자와, 자동차 제조업 등 한국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현지 시장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중국 현지법인은 1993년 12월 문을 연 텐진지점에서 출발했다. 사람 나이로 성년을 넘긴 만큼 오랜 경험으로 현지 시장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 2010년 5월 법인으로 전환됐으며 중국과의 교역이 늘면서 금융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처음에는 국내 기업의 자금 수요를 대는 게 주목적 이었지만 이젠 현지기업과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으로도 영업망을 확대했다. 지난해 평잔 기준 잔액은 19억4820만달러에 이른다.

러시아 모스크바에는 사무소가 있다. 2008년 4월 설립됐고, 국내 기업에 지역과 현지 금융 사정에 대한 정보를 주거나 자금 수요가 있을 때 금융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러시아와 인근 지역에 우리 기업의 진출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해 현지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중앙은행에 신청한 본인가가 허가되면, 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영업이 시작된다.

인도 뉴델리 사무소는 러시아 사무소와 같은 2008년에 문을 열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인도에 국내 대기업 진출이 늘어나 지역 내 영업 거점을 확보하고 네트워크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면서 "기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선택과 집중…인도ㆍ중국 공략하는 신한은행ㆍKB국민은행=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브릭스 국가들 중 국내 기업 진출이 많은 중국과 인도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 우리나라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한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국가들 중 하나로 꼽힌다. 11억 인구의 거대 내수시장, 저렴한 인건비 등 투자 진출 지역으로서 매력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빅 마켓'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제조업 장려를 목적으로 특별경제구역을 지정해 이 분야에서도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1996년 뭄바이 지점을 개설한 이래 2006년 뉴델리, 2010년 벨로르 지점을 잇따라 열어 인도 3대 대도시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12년 8월에는 인도본부를 설치하고 신용평가시스템을 비롯해 각종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현지 영업 및 자금전문가를 영입하는 등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인도 소재 한국계 대기업 현지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하고 있으며 현지 소매 고객의 편의를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직불카드 서비스도 개시했다. 현지 협력업체를 위한 다양한 신상품과 개인고객을 위한 모기지 상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도 현지화 사업역량을 키우고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 차별화를 추진해 인도 내 10대 외국계은행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현지법인인 신한은행 중국유한공사는 1994년 9월 천진분행을 개점하며 진출했다. 법인으로 전환된 것은 2008년 5월이다. 현재 8개 분행, 8개 지행 등 총 16개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인 거점 확보를 위해 채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직불카드가 캐시백 서비스, 수수료 감면 등의 혜택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오랜 기간 업그레이드를 통해 한국과 동등한 수준 정도의 인터넷뱅킹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KRW)로 한국에 돈을 보낼 수 있는 서비스도 수수료가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은행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부분은 현지화다. 현재 한국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현지인 고객 섭외 전담직원도 채용했다. 중국 현지 직원 역량강화를 위해 사이버 연수 과정 및 마케팅 전문가 인력 집중 연수 등도 실시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내실 있는 성장을 통한 현지화 추진을 위해 중국 기업과의 거래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며 "금융상품 및 시스템의 다양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중국 현지 직원들을 꾸준히 양성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브릭스 국가 중 중국에 현지법인과 지점을, 인도 뭄바이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 실패로 한동안 움직임이 잠잠했지만, 저금리 저성장 기조 속 위기 탈출의 대안인 해외 시장을 허투루 볼 수 없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2년 6월 인도 최대 민영은행 ICICI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상업도시인 뭄바이 사무소를 열었다. 아직은 현대차 인도법인 등 현지에 나간 한국 기업과 교민이 주요 고객이지만,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바탕으로 인도기업과 현지인들도 국민은행을 찾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는 중이다. 뭄바이 사무소를 찾는 고객들은 ICICI은행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거나 외국환 출입금, 기업대출 등을 받을 수 있다. ICICI은행은 국민은행 고객을 위한 전담 직원을 둬 편의를 돕고 있다.

중국 현지법인 KB국민은행 중국유한공사는 베이징을 포함해 광저우, 하얼빈, 쑤저우 등 네 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현지화 원칙에 따라 현지법인 동사장(이사회의장)과 사외이사로 중국 인사를 영입하고 현지 금융전문가 가운데서 관리 및 영업담당 임원들을 임명했다. 특히 현지 인력의 고위직 승진 및 경력개발을 보장하는 인사ㆍ보상 시스템을 운용해 중국 내 우수 인재들의 영입에도 앞장서고 있다.

국민은행은 아울러 국내에서도 현지법인을 키우기 위한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글로벌비즈니스전문가 과정 등을 통해 그룹 내 중국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앞선 소매영업 노하우를 통해 현지 시장 공략 계획을 가다듬는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국내에서 다진 소매영업 노하우와 앞선 정보통신(IT) 기술 및 상품개발능력을 통해 현지의 우리 기업과 교민은 물론 현지인으로까지 영업 대상을 늘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브릭스 국가들에 전략적으로 진출해 한국 기업들에 금융서비스는 물론 현지법률, 회계, 부동산 등 각종 긴요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고, 적극적인 현지화도 병행하고 있다"며 "브릭스 국가들에서 쌓은 오랜 경험과 금융노하우는 향후 또 다른 신흥국에 진출해 은행의 이익과 외형을 신장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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