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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수 시인 "삶이 언제 예술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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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김형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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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사람들은 한번쯤 문학을 꿈꾼다. 그리곤 문학이 무엇인지, 문학가는 어떤 존재인지 숱하게 질문한다. 평소 스스로 이런 질문을 해본 사람에게 김형수 시인(56, 사진)은 답한다.

"한적한 시골길에 혼자 켜 있는 고독한 가로등처럼 존재하는 것, 이렇게 존재하는 자가 어법이 서툴거나 표현이 약하거나 인기가 없다고 해서 이 자의 입을 통해 명명되는 어둠속의 것들의 가치가 작아질까요 ? 이것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문학입니다. 이렇게 혼자 제자리에서 빛날 줄 알면 이제 그 사람의 생을 통해서 문학이 흘러나오기 시작할 겁니다."
최근 김 시인이 내놓은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아시아 출간)는 문학이 무엇인지를 솔직 담백하게 묻고 답하는 '문예창작 원론'이다. 김 시인은 본래 소설, 평론 등 여러 문학 장르를 넘나들며 창작자로, 문예 담론의 생산자로 종횡무진해온 이다. 광활한 몽골초원을 배경으로 한 칭기스칸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조드-가난한 성자들'의 저자이기도 한 김 시인은 '문익환 평전', 고은 시인과의 대화록 '두 세기의 달빛'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 시인은 1985년 '민중시 2'에 시로, 1996년 '문학동네'에 소설로 등단, 여러 장르를 통해 정열적인 창작과 치열한 논쟁을 펼쳐왔다. 1980년대 민족문학 논쟁을 이끌어온 대표적인 논객이기도 하다. 대표작으로 시집 '빗방울에 대한 추억', 장편소설 '나의 트로트시대', 소설집 '이발소에 두고은 시', 평론집 '반응할 것인가 저항할 것인가' 등이 있다. 김 시인은 이 책에서 문학과 삶이 어떻게 화학작용을 일으키며 창작을 이끌어 가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김 시인은 이번 책과 관련, "평소 독자 혹은 창작가들에게 우리 시대의 '문학관'에 대해 소통하고 싶었다"며 "30여년동안 글을 쓰고, 문학을 강의하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했다"고 말한다. 이어 "문학을 하는 자세는 창작적·작가적 가치관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김 시인은 작가가 돼가는 과정, 즉 가치관의 확립을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담백하게 고백하고 있어 책을 읽는 이를 사로잡는다. 따라서 김형수 식 문학강좌로 읽혀진다. 중학교 때 예비 매형들에게 편지로 수학여행비를 요청하며 갖게된 최초의 문학적 자의식, 그리고 이발소의 액자며 고등학교 때 접한 '버스 안내양의 일기' 등을 통해 작가로 이어지는 문학적 경로를 담담히 고백하고 있다.
"문학이 시작되는 지점은 '살아 있는 실존의 현상'에 대해 어떠한 과학도, 또 어떠한 종교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문학이라는 것이 출현해서 발전을 해오고 있습니다. 문학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바로 인간문제를 다루는 것, 인간의 삶을 대상으로 한다는 거예요."

김 시인은 "문학은 인간학이며 인간문제를 다루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인간은 언어와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문학이 마약처럼 중독되고 변화된 삶을 추구하게 한다"고 설파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정갈하며 진솔한 언어로 전달의 힘을 보여준다. 특히 김형수 문학이 평소 독자들에게 보여준 소통 방식은 여전하다. 문학과 인생, 창작방법, 문예사조, 문학논쟁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이야기를 다르면서도 온전하게 체화된 지식으로 다가온다.

"삶은 글쓰기와 같습니다. 쓰는 일과 사는 일이 닮아 있습니다. 따라서 삶은 예술이 됩니다. 항상 삶을 진지한 눈으로 바라볼 때 문학적인 삶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문학적 인격을 찾아야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줍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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