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탄소배출 규제로 경제타격? '갑론을박'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이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줄이기로 했지만 이로 인한 경제적 비용 손실이 걱정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재계가 탄소 배출 규제에 대해 대규모 비용 손실과 실업자 양산을 우려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길게 설정한 감축 목표 기간과 각 주(州) 마다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진행될 계획 이행, 가스 등 값싼 대체 에너지 이용 등이 비용 손실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연방환경보호청(EPA)은 지난주 2030년까지 미국 내 화력발전소의 탄소 배출량을 2005년 수준 보다 30% 줄인다는 내용의 규제안을 발표했다. 값 싼 화석연료를 통해 에너지를 만드는 화력발전소의 잇단 폐쇄가 불가피해졌다.
EPA는 친환경 발전소 설립 등 탄소배출 감축에 직접적으로 드는 비용이 2030년까지 연간 50~90억달러 수준이라고 추산했다.
반면 미 상공회의소는 탄소 배출량 감축으로 인해 발생되는 경제적 부작용까지 모두 합산할 경우 그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해가 갈수록 비용 증가세가 계속되다가 2025년께 최대 1000억달러 이상으로 '꼭지'를 찍은 후 2030년이 되서는 400억달러 수준으로 줄게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또 탄소 배출량 감축으로 약 44만2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마스 도노휴 상공회의소 회장은 "탄소 배출 규제는 국가 경제 뿐 아니라 기업, 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천문학적인 비용과 고용시장 악화 부담을 견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존 포데스타 백악관 선임고문은 "탄소배출 규제로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상상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면서 "오히려 더 많은 청정에너지 인프라가 구축되고 에너지 효율이 높아지면 일자리 증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반박했다.
탄소배출 규제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적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탄소배출량 30% 감축을 토대로 비용을 추산한 EPA와는 달리 미 상공회의소가 40% 감축을 기준으로 비용을 계산해 비용손실이 큰 것처럼 보이게 했다고 주장한다. 서로 다른 기준 적용으로 인해 비용 산출의 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알렉 필립스 이코노미스트도 "미 상공회의소가 EPA와 같은 기준을 적용할 경우 비용 산출액은 비슷해질 것"이라면서 "미 국내총생산(GDP)의 0.1% 또는 그 이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또 미 상공회의소의 예측대로 탄소 배출 규제로 인해 2025년에 1000억달러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2025년 예상 국내총생산(GDP)의 0.4%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 상공회의소의 탄소 배출 규제로 인한 경제적 비용 손실 계산에 탄소 배출량 감소로 유발되는 경제적 효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도 검토해야 할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EPA의 경우 탄소 배출 규제로 미국인들의 건강이 개선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2030년까지 230억~620억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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