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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미래에 발목잡힌 아이들을 놓아주자는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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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이번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건, 언제든 이렇게 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만약 그런 일이 내게도 닥쳐서 그렇게 허망하게 아이를 보냈을 때, 내가 이 아이에게 해준 게 학원 뺑뺑이 돌리고, 늘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 쓰러져 자게 해서, 서로 이야기 나눌 시간도 없게 하고 그런 것밖엔 없다면, 내가 날 용서 못할 것 같아."

세월호 참사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화제가 됐던 김경미 정치발전소 정책팀장의 ‘이제 학원 안 다녀도 돼’라는 글의 일부다. 저마다 한 줌의 꿈을 안고 고된 학교 생활을 견뎌냈을 아이들이 바닷속에서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될 때마다 우리는 그 죽음 너머 '학교의 죽음'이 교차되는 것을 보았다. 우리 아이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어떤 교육을 받고 있었던 것일까.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대거 당선된 데는 그 뼈아픈 물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자각이 적잖게 작용한 듯하다.

여기에 '고시 3관왕' 고승덕 후보의 몰락이 겹친다. 고 후보는 한 특강에서 "사회에 나가면 공부 자체는 필요 없지만 국영수를 공부하는 딱 한 가지 이유는 대학교에 가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그는 "자식 교육조차 제대로 한 적이 없다"는 자신의 친딸의 폭로로 인해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된 것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보수 진영의 후보 난립으로 인한 측면도 분명 있다. 그럼에도 학부모들이 지금의 교육은 안 된다고 말하는 진보 교육감 후보들에게 왜 많은 지지를 보냈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건 아이들에게 어떤 공부를 하도록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기도 하다. '미래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는 공부, '대학에 가기 위한 목적으로만' 공부를 하지 않는 학교, 그런 고민을 우리 사회가 함께 해보자는 다짐이기도 할 것이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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