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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의 X-파일]헤라클레스 뛰는 롯데에 본즈도 있다?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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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루이스 히메네스/ 롯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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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약 1/3가량 진행됐다. 22일까지의 개인 성적을 세이버매트릭스 지표를 통해 살펴봤다. 기록은 KBReport.com을 참조했다.

※①편 '한국의 아담 던을 찾아라'에 이어 계속
히메네스, 오른손 투수 앞에선 헤라클레스

프로야구에서 왼손투수와 오른손투수에게 강한 타자는 누구일까. 먼저 오른손투수에게 강한 타자를 살펴보자. 타율에서는 이재원(SK)이 가장 돋보인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4할 이상(0.442)을 친다. 이재원은 눈 야구와 거리가 먼 타자다. BB%이 7.4%에 그친다. 대신 빠른 승부와 게스히팅으로 오른손투수들을 공략하고 있다. 그는 타구운도 좋았다. 인플레이 된 타구의 안타확률(BABIP)이 0.487이다. 결국 오른손투수들은 볼넷을 내줄 것을 염두에 두고 유인구 위주의 볼 배합을 해야 한다. 좋은 타구 운을 어떻게든 낮추려면 말이다.

오른손투수를 상대로 OPS 1 이상을 기록한 타자는 여섯 명이다. 가장 위협적인 선수는 루이스 히메네즈(롯데·타율 0.397, BABIP 0.407, BB% 15.2%, K% 13.0%, 순수장타율 0.359, OPS 1.245)와 박병호(넥센·타율 0.333, BABIP 0.333, BB% 16.0%, K% 21.4%, 순수장타율 0.422, OPS 1.221)다. 두 선수는 존을 많이 벗어나는 공에 배트를 내밀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오른손투수 공략에서는 차이가 발견된다. 히메네즈는 마이너리그에서 당겨치기 위주의 타격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는 타자였다. 한국에서는 다르다. 빠른 배트스피드와 엄청난 손목 힘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양산하는 모습은 그대로지만 타구가 운동장의 가운데와 왼쪽으로도 날아간다. 극단적인 풀 히터(Pull Hitter)에서 스프레이 히터(Spray Hitter)로 변신한 것. 이는 히메네즈가 매우 영리한 타자임을 짐작케 한다.
민병헌[사진=아시아경제 DB]

민병헌[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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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는 BABIP 0.333으로 타구 운이 그리 좋지 않다. 하지만 자신이 설정한 히팅 존에선 자비를 베푸는 법이 없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 타격 폼에 변화를 줬다. 바깥쪽 공략에서 스트라이드를 진행할 때 1루 쪽 방향으로 발을 내딛으면서 보폭을 넓혀 회전반경을 늘렸다. 존을 살짝 벗어나는 공을 끌어당겨 홈런을 만들겠다는 심산이 아니었을까 싶다. 3~4월 박병호는 107타석에서 홈런 6개를 쳤다. 그런데 K%는 25.2%로 증가했고, 순수장타율과 장타율은 각각 0.250과 0.538로 감소했다. 지난 시즌 두 부문 수치는 각각 0.284와 0.602이었다. 박병호는 5월 들어 어프로치를 교정했다. 지난해 타격 자세로 회귀했고, 5월 71타석에서 홈런 10개, 순수장타율 0.603, OPS 1.463으로 대폭발하고 있다. BABIP는 0.258로 타구 운은 여전히 적은 편이지만 자신의 히팅 존에 들어온 공을 무섭게 담장 밖으로 날린다.

문규현, 왼손투수 상대로는 배리 본즈 못지않다?

타자들의 왼손투수 상대 기록은 오른손투수보다 다소 극단적이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타율 0..400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열세 명. 이 가운데 오른손타자는 아홉 명이다. 왼손투수들의 스트라이크 존은 오른손투수의 그것에 비해 넓은 편이다. 특히 바깥쪽이 후한데 오른손타자를 상대할 때 바깥쪽 존은 오른손투수보다 공 1개 정도가 후하다. 왼손타자를 상대할 때는 오른손타자의 바깥쪽보다 공 한 개 반이 벗어나도 스트라이크 콜을 해주는 너그러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하지만 왼손투수들은 이 같은 장점을 잘 활용하지 못한다. 적잖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잡는데 급급한 나머지 가운데로 몰리는 코스에 공을 던진다. 유인구도 존을 많이 벗어난다.

올 시즌 민병헌(두산)은 왼손투수들에게 저승사자와 같다. 상대 타율과 OPS가 각각 무려 0.565와 1.546이다. 민병헌은 빠른 카운트에서 게스히팅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탁월한 선구안으로 메워 톱타자로서 부족함이 없다. 민병헌의 왼손투수 상대 타석 당 볼넷비율(BB%)은 12.7%다. 반면 타석 당 삼진비율(K%)은 5.4%에 불과하다.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다섯 번째로 삼진이 적다. 놀랍게도 왼손투수 상대 K%가 낮은 상위 다섯 명 가운데 세 명은 왼손타자다. 1위 서건창(넥센, 1.7%), 3위 9번 이병규(LG·4.6%), 4위 김현수(두산·5.2%) 등이다.

문규현[사진=아시아경제 DB]

문규현[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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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왼손투수들은 볼넷을 허용하는 비율도 높다. 왼손투수 상대 BB%가 15% 이상인 타자는 열세 명. 여기서 BB%가 25% 이상인 선수는 세 명이다. 박병호는 왼손투수를 상대로 홈런 3개 장타율 0.516을 뽑는데 그쳤다. ‘박병호’의 명성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다. 그런데 이유는 볼넷에 있다. 박병호는 전체 BB% 1위(34.0%)다. 왼손투수들은 강정호와의 정면승부도 꺼린다. 그는 BB% 3위(27.9%)를 달린다. 두 선수는 혹여 왼손투수들이 정면승부를 걸어오면 순도 높은 장타로 응징한다. 듀오는 0.290으로 순수장타율 공동 6위다. 왼손투수를 잘 공략하는 선수로 두산의 홍성흔도 빼놓을 수 없다. 5홈런, 순수장타율 0.444(1위), 장타율 0.861(2위)로 왼손투수들에게 정면승부에 대한 공포를 안기고 있다.

왼손투수들은 특별한 강점이 없는 선수를 상대로도 정면승부를 꺼린다. 롯데의 문규현이 대표적이다. 그는 왼손투수를 상대로 타율 0.280, 순수장타율 0.120, 장타율 0.400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BB%는 무려 2위(30.6%)다. 2002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배리 본즈는 타율 0.370 OPS 1.381로 투수들에게 공포를 안겼다. 투수들은 자연스레 승부를 포기했다. 그해 본즈의 BB%는 32.4%였다. 문규현의 올 시즌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프로야구 최고의 미스터리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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