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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지구와 달콤한 키스 "깨어난 우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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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발사된 ISEE-3, 10년만에 다시 민간연구용으로 활용

▲10년 넘게 잠자던 ISEE-3가 다시 작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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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잠자던 우주선이 깨어났다."

어릴 적, 자주 읽었던 동화에서 잠자던 숲속의 공주는 달콤한 '왕자의 키스'로 깨어났다. 반면 오랫동안 우주 공간을 좀비처럼 떠돌아 다녔던 우주선은 뜻밖의 '지구와 키스(통신)'에 성공했고 마침내 긴 잠에서 벗어났다. 정처 없이 우주 공간에서 인간의 기억 속에서 지워진 우주선이었다.
10년 넘게 휴면상태에 있었던 우주선이 마침내 긴 잠에서 기지개를 켤 것으로 기대된다.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하면서 태양과 관련된 다양한 탐험과 데이터를 모았던 ISEE-3(The International Sun·Earth Explorer 3) 우주선. 이 우주선이 조만간 재 작동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뉴사이언티스트가 22일(현지시간) 보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ISEE-3는 1978년 미국과 유럽이 공동 개발해 우주로 쏘아 올렸다. ISEE-3는 지구와 태양 사이인 'L1 라그랑주' 지역에 도착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다.

ISEE-3는 태양으로부터 오는 입자는 물론 태양풍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이런 현상이 지구 자기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고 예측해 냈다. 1980년대 중반에는 태양계를 도는 혜성을 뒤쫓아 혜성연구에 많은 역할을 수행했다. 지아코비니-지너와 핼리혜성 등을 촬영해 지구로 전송해 왔다. 여러 가지 데이터를 모으고 지구로 전송한 뒤 ISEE-3는 1997년 수명을 다하도록 예정돼 있었다.
1997년 임무를 끝마치고 작동을 멈춰야 했는데 누군가의 실수로 스위치 내리는 것을 잊어버렸다. 그렇게 ISEE-3는 인류의 기억 속에서 잊혀갔다. 놀랍게도 2008년 딥스페이스네트워크(Deep Space Network)가 잠자고 있던 ISEE-3와 통신에 성공했다. 여전히 이 우주선은 작동 가능한 상태였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이 우주선을 다시 이용하기 위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고 엔진을 점화하려 했는데 문제는 예산이 넉넉지 못해 차일피일 미뤄졌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미국의 민간 우주개발업체 등이 중심이 돼 온라인 네티즌펀드로 13만달러를 모았다. 지난 5월19일 처음으로 ISEE-3와 교신을 가졌다. 이들은 몇 주 뒤에는 ISEE-3의 엔진이 점화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구 근처 궤도로 이동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ISEE-3가 지구 근처 궤도에 정착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앞으로 흑점 폭발 등 다양한 태양 관련 데이터를 일반 대중과 연구자 집단에 제공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이 국가 프로젝트로 발사한 우주선이 한동안 '휴면 상태'로 존재하다가 10년이 지나 뜻밖에 '지구와 키스'에 성공했고 네티즌펀드를 통해 민간 연구용으로 되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ISEE-3 같은 '잠자는 우주 속의 우주선'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으로 보여 '지구의 키스'를 기다리는 사례도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ISEE-3는 1978년에 발사됐다.[사진제공=NASA]

▲ISEE-3는 1978년에 발사됐다.[사진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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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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