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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淸思]내시내각이 아닌 변태내각이 필요한 때

최종수정 2014.05.21 11:42 기사입력 2014.05.2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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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창환 대기자] 개각이 임박했다. 변태(變態) 내각이면 좋겠다. 변태는 애벌래가 나비가 되는 것이다. 학술적으로 성체와는 형태, 생리, 생태가 전혀 다른 유생의 시기를 거치는 동물이 유생에서 성체로 변하는 것을 뜻한다. 영화 아바타의 아바타가 바로 변태다. 사람이 나비족으로 변했다. 아바타를 정치적으로 나쁜 의미로 사용해 왔다. "누구 누구의 아바타"라고 칭하면 꼭두각시나 나쁜 대리인으로 쓰였다.

 이참에 바로잡자. 아바타는 훌륭한 분신이다. 나비족으로 변태한 인간 아바타는 나비족과 사랑도 나누고 나비족과 하나가 된다. 희귀광물을 구하기 위해 나비족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려는 회사에 바른말을 하고 인간의 탐욕에 맞선다.
 국무총리와 내각은 이런 아바타여야 한다. 대통령과 함께 국정에 책임을 진다는 측면에서 대통령의 분신이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민심의 바닷속에 뛰어들어 함께 살고 국민 입장에 서서 대통령에게 바른 말을 해야한다. 대통령에게는 입을 열고 국민에게는 귀를 열어야 한다. 물러날 내각은 대통령에게는 입을 닫고 국민에게는 귀를 닫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깨알지시를 하고 각료들이 이를 받아쓰는 장면을 국민들은 수없이 지켜봤다. 헌법 87조 2항은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해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무회의의 구성원으로서 국정을 심의한다'고 돼 있다. 졸졸 따라다니는 보좌만 있고 더불어 논의하는 심의는 없다. 대통령만 보는 해바라기 행태로 '내시내각'이란 비아냥도 들었다.

 박 대통령은 내각이 자신의 분신이 되기를 원하면서 '스미스내각'을 구성했다. 스미스는 영화 메트릭스에서 네오(키아노 리브스)를 잡으러 쫓아다니는 스미스요원(휴고 위빙)을 말한다. 스미스는 타인을 자신과 똑같은 분신으로 만든다. 박 대통령은 각료들에게 자신의 아젠다를 갖지 말라고 지시했다. 자율성과 진취성은 없고 대통령의 의중만을 헤아리는 스미스내각이 탄생했다.
 박 대통령이 왜 그럴까 생각해 봤다. 심복에 의해 운명을 달리한 아버지 때문인가 짐작해본다. 그러나 내시와 스미스도 배반한다. 매트릭스가 만든 스미스는 스스로 독립해 매트리스를 위협했다. 수많은 내시들이 권력을 위해 왕을 배반했다. 후한은 권력을 잡은 10명의 내시(십상시ㆍ十常侍)에 의해 멸망의 길에 접어들었다. 앞으로 따르는 척하며 뒤로 배신하는 면종복배다.

 아바타는 대의와 생명을 위해 자신을 고용한 회사를 배반했다. 스미스는 자신의 계속적인 존재를 위해 매트릭스를 배신한다. 십상시는 부와 권력을 위해 경쟁자인 외척을 척살한다.

 장관이 될 인물을 완벽한 분신으로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좋든 나쁘든 어떤 식으로는 기대와 어긋난다. 그렇다면 국민속으로 들어가 변태할 아바타를 택할 때다. 그래서 책임총리와 책임장관제가 필요하다. 저만 살려고 독립한 스미스와 면종복배하는 십상시 내각은 필요치 않다. 박 대통령이 바뀌어야 가능하다.

 

세종=최창환 대기자 choiasi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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