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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러시아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속뜻

최종수정 2014.05.18 08:20 기사입력 2014.05.1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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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러의 北 전략적 가치재인식,北의 대중의존 탈피 맞물린 결과"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대외관계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북한의 의도와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러시아의 의도가 맞물려 북한과 러시아 협력관계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박병인 연구교수는 18일 '북러 관계 강화의 동기와 배경'이라는 현안 진단 보고서에서 북·러 양측은 상호접근이 주는 전략적 이익을 저울질하며 협력의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북·러 접근은 에너지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러시아 관세청과 대한무역투진흥공사(KOTRA) 모스크바 무역관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해 3689만달러(한화 약 377억원) 규모의 석유를 북한에 수출했다. 이는 전년(약 2328만달러) 대비 58.5% 증가한 것이다.

박 교수는 "북한은 러시아와 협력해 중국 일변도의 석유자원 의존구조를 탈피하고 수입구조를 다변화하는 모습으로(중국을 통한 대북 압박에)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과 러시아는 또 지난해 9월 극동 하산역과 나진항 간 54km 철도 구간을 개통했다. 북한은 중국이 동북지역의 출해구(出海口)로 요구한 나진항 1·2호 부두 개발문제에 대해서는 장기 조차권 사실을 부인하면서 러시아에는 나진항 3호 부두 개보수 공사를 허용했다.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들도 북한을 방문,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유리 트루트네프(Yuri Trutnev)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방북해 로두철 북한 내각 부총리 등과 경제, 철도·운수 분야 협력합의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답보상태인 현재의 교역량(1억 달러)을 2020년까지 10배인 10억 달러로 확대하고 러시아와 무역에서 루블화를 사용하는 것에 관해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옛 소련 시기 북한이 러시아에 진 109억달러 중 90%를 탕감하고 나머지를 0여년에 걸쳐 분할상환 받되 이를 북한의 보건과 교육,에너지 분야에 재투자하기로 한 것은 북·러 간 협력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북한과 러시아가 관계 강화 배경으로 과거 친서방 노선에 따른 아시아 지역 영향력 상실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고르바초프의 신사고 외교는 한·소수교(韓蘇修交)로 이어져 북·러관계를 파국으로 몰았고 이는 북한에 대한 영향력 상실로 귀결되면서 2차 북핵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2000년 초 다자간 협상과정에서 러시아가 소외되는 수모를 당했다는 것이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 상실은 미·중(美·中)의 세력구도가 고착되고 있는 동아시아는 물론, 아태지역 전체에서 러시아 위상의 심각한 손상을 초래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박 교수는 "최근의 북·러 접근은 이러한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러시아가 재인식하는 가운데 실행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된 서방의 공세에 대해 러시아가 동부에서 활로를 모색하는 성격이 강하고,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에도 대응하는 다목적 카드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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