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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아우성' 침묵시위 확산…"안전한 나라에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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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모차 끌고나온 엄마들까지 동참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함성보다 더 큰 함성, '침묵'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유가족들과 안전한 나라에 살고 싶다는 시민들의 소망이 담긴 '아우성'이다.

6일 안산 화랑유원지 세월호 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서 흰색 마스크를 쓴 희생자 유가족들의 침묵시위가 나흘째 이어졌다. '기다려라. 기다려라. 한마디에 착한 아이들..', '어른들을 믿고 있었던 아이들을 도와주세요', '아들, 딸 미안하다. 사랑한다. 보고싶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든 학부모 50여명은 하루 10시간씩 번갈아가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들도 침묵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 3일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서울광장에서는 시민 200여명이 '가만히 있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나란히 걸으며 정부의 무능을 침묵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왜 '침묵시위'를 택한 것일까.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 교수는 "침묵은 대화 자체가 통하지 않고 들어주지 않는 자들에 대항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상대방이 도저히 듣지 않을 때 오히려 말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침묵은 가장 평화적이지만 가장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며 "침묵을 단순히 말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가볍게 받아들이면 정말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 엄마들도 나섰다. 지난달 20일 강남역에서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달라며 마담방배, 서초엄마들의 모임, 자연출산카페 등 인터넷육아카페 회원인 주부들이 '엄마라서 말할 수 있다'는 이름을 내건 유모차 시위를 벌였다. 이어 5일 어린이날에는 200여명의 젊은 엄마·아빠들이 서울 홍익대 앞 거리에 유모차를 끌고나와 '침묵'행진을 벌였다. 안산 화랑유원지 등에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인터넷카페 '엄마의 노란손수건'의 회원수는 7000명에 이르고 있다. 김 교수는 "유모차부대의 등장은 상대방이 엄청나게 강한 힘을 행사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과거 영국이 아일랜드를 무력으로 탄압했을 때 유모차부대가 나왔고, 미국에서 흑인 탄압이 극심할 때 엄마들이 나섰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의 침묵시위도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서울과 대전에서 '가만히 있으라'는 팻말을 든 중고등학생들이 침묵시위에 나섰다. 오는 9일에는 안산지역 24개 고교 학생들이 합동분향소가 위치한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문화광장까지 침묵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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