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 18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 총영사는 주 러시아 1등서기관과 러시아 독립국가연합(CIS) 과장,외교통상부 조정기획관 등을 역임하고 2011년3월 총영사직을 맡았다.
이 총영사는 “극동 지역은 식량(Food),에너지(Energy),물(Water) 등 이른바 3개 FEW 글로벌 자원이 완벽하고 여기에 수산·임산자원이 풍부하며 인적 자원의 질이 좋고 과학기술도 잘 구비돼 있는 게 매력”이라면서 “아직 발전이 덜 돼 있다는 것은 개척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좋은 예가 나진 하산 프로젝트다. 러시아는 러시아산 석탄을 부동항을 통해 수출하고 중국은 태평양으로 진출하는 항구를 확보한다는 안보측면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 는 러시아와 중국에 명분을 준다. 러시아는 북한의 안정이 극동개발에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건설노동자 1만5000명을 포함해 약 2만명의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부산과 북한,러시아와 중국,중앙아시아와 유럽을 관통하는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실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차원에서 이미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러시아와 비자면제 협정을 체결해 러시아의 아태지역 진출의 숨통을 터줬다. 이 총영사는 “비자면제 체결후 1분기 중 양국간 방문객이 25~30%나 증가했다”면서 “광할한 극동지역에 거주하는 러시아 주민들은 한국이 비자면제를 해준 데 대해 러시아를 신뢰하고 동반자로 여기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한국 기업들도 속속 진출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삼성전자와 LG전자,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 등 대기업 진출이 부쩍 늘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60여개, 사할린에 20~30개, 하바로프스크에 10여개 등 근 100여개의 기업이 진출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도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외교부가 총영사회의 전 기업인들을 상대로 총영사와 기업인 간담회 수요를 조사한 결과 블라디보스토크 총영사 면담수요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난 것은 방증이다.
기업 진출로 우리나라와 극동지역 간 교역규모도 커졌다. 지난해 연간 15억달러 수준으로 러시아 극동지역 전체 교역(100억달러)의 15%에 이를 만큼 덩치가 커졌다. 우리나라는 2012년에는 극동 지역 최대 교역상대국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위로 밀려났다.
우리나라와 러시아 극동지역 간 경제협력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이 총영사는 최근 발생한 우크라이나 크림자치공화국 분리 합병후 서방의 제재가 가해지면서 러시아는 탈출구로 극동개발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인 2012년 재무부와 건설교통부 등 여러 부처가 관여하는 극동개발부를 신설해 극동개발을 추진해왔는데 최근에는 극동개발부에 모든 권한을 실어주려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일종의 경제특구인 선도경제개발구역을 발전시켜 전체 경제발전에 영향을 주는 스필오버 효과를 낼 수 있도록 400개 개발 프로젝트를 12개 중도로 줄여 집중하고 있다. 투자 걸림돌로 작용한 각종 규제와 법,인센티브도 정비하고 있다.
이 총영사는 “방법과 속도에서는 문제가 있지만 방향은 맞다 본다”면서 “투자환경이 다이내믹하게 변하고 있는 만큼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기회를 살리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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