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당국자 "나무호 공격 주체, 이란 외 가능성 크지 않아"(종합)
"나무호 공격주체 확인되면 응분의 외교적 공세"
"조사 결과 제시하면 이란 측 적절한 반응 있을 것"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을 공격한 주체가 이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후속 정밀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명확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HMM 소속 나무호를 공격한 주체를 묻자 "이란 이외에 다른 어떤 주체에 의한 공격일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크지 않다"며 "근처에 해적이 있던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격 주체가) 확인되면 응분의 외교적 공세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당국자는 "정확한 증거 없이 이란에 '(공격 주체가) 이란밖에 없다'고 말할 순 없지 않겠나"라며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에 대한 정밀 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선박에 대한 피격이 발생한 이후 이날로 열흘째를 맞았다. 여전히 공격 무기나 주체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1차 현장 조사에서 수습된 엔진 잔해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두바이 현지에 무기 제원 분석을 위한 전문인력을 재차 파견할 방침이다. 고위 당국자는 "(엔진 잔해를) 두바이에서 가져와 아랍에미리트(UAE) (한국) 대사관으로 옮겨놨다"며 "가장 빠른 시일 내에 한국으로 가져올 것이며, 이미 UAE 정부와 (운송을 위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관련해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HMM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원인 규명과 과학적 분석을 위해 13일 기술분석팀을 두바이에 파견했다"며 "현장 정밀조사와 각종 증거자료 분석, 유관국 협력 등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해 정부 합동대응반 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2차 파견 인력 규모는 10여명이다.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가 드론인지 미사일인지 논쟁이 이는 가운데, 추가 현장 조사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속 우주항공기술연구원 및 미사일기술연구원 등이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공격 제원이 드론일지, 미사일일지도 현 단계에서 밝혀진 바가 없다. 전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드론이라고 단정할 근거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드론인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며 "현재로선 정말 모른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드론은 하늘에서 날아와 선박 밑을 공격하기는 어렵기에 그렇게 추정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서 "잔해 사진은 봤지만, 섣부른 판단을 하기엔 너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늦어도 다음 주 중에는 엔진 잔해를 국내로 운송하기 위해 UAE 세관 등 관계당국과 협의 중이다. 현재로선 비행편을 통한 운송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후 비행체 엔진 잔해를 국내로 들여와 제원 분석이 마무리되면, 일정 부분 사실관계가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외교적 파장도 예상된다. 이날 간담회를 가진 조현 외교부 장관은 "나무호 피격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를 실시하고, 필요한 대응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며 "나무호를 포함한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되거나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비행체 제원과 공격 주체가 특정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측에서 공격 여부를 인정할지는 미지수다. 이 당국자는 "조사해서 증거를 딱 들이대면 어떤 형태로든지 이란 측의 적절한 반응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미국과의 협의 여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긴밀하게 소통 중"이라며 "미국 측이 가진 정보를 입수해 함께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란 측과도 소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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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따르면 나무호 피격 건은 중동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33번째 공격이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인도 등 선박도 피격을 당했고, 특히 태국 선박은 인명피해까지 발생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당연히 (자체) 조사에 기초해 대응 조치를 검토할 것이나, 여타국의 대응 그리고 해협 내에 있는 26척의 선박과 선원 안전 문제, 향후 해협 정국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우리의 대응 조치를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im21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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