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국내 정유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오는 6월 기존 알뜰주유소 유류 공급권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내달에는 3차 공급업체 선정에 관련된 공고가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는 빠르면 내달 초 알뜰주유소 공급권 계약에 대한 경쟁 입찰을 공고할 예정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알뜰주유소에 대한 정유사 공급물량인 휘발유ㆍ경유에 대해 보다 경쟁적인 가격조건으로 공급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입찰 방식을 놓고 내부 협의 중에 있다"면서 "6월 말 계약 종료 전 입찰이 진행돼야 하기 때문에 5월 중에는 입찰 공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삼성토탈과 수의계약을 통해 공급받고 있는 휘발유의 경우 경쟁입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특정업체의 유불리를 떠나 가장 경쟁력 있는 조건으로 공급받는 입찰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12월 1호점이 생긴 알뜰주유소는 국내 정유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시행 2년 만에 1000호점을 돌파하는 등 알뜰주유소의 급성장에 SK이노베이션 ,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순인 국내 정유시장 지배 구도에도 균열이 생겼다.
현대오일뱅크와 S-Oil은 알뜰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면서 내수 점유율을 높였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이후 서울과 수도권, 충청권 알뜰주유소에, S-Oil은 지난해부터 영호남 지역 알뜰주유소에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연속 현대오일뱅크가 GS칼텍스를 제치고 점유율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현대오일뱅크와 S-Oil이 각각 알뜰주유소 물량의 25%씩을 납품하고 있는 것이 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토탈의 존재감이 커진 것도 또 다른 변화다. 삼성토탈은 2012년 7월부터 알뜰주유소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공급 물량 점유율은 2012년 말 7%에서 지난해 말 30%, 최근 40% 수준까지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성장에 삼성토탈은 제5 정유사로의 도약을 꿈꾸며 석유협회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알뜰주유소의 영향이 커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3차 공급권 획득이 정유업계의 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각 정유사들은 내달 어떤 방식으로 입찰 계약 공고가 날 것인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 2차 입찰 모두 정유 4사가 참여해 경쟁을 벌였고 이번 3차 입찰에도 다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히 삼성토탈의 물량마저 입찰에 나온다면 이번에는 5개사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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