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차질, 5월부턴 원유로 옮겨갈 것
석유화학 산업 수익성 부정적 영향"

미국-이란 전쟁으로 가격이 더 오른 것은 원유일까, 정제를 거친 정유일까. 그동안은 정유 공급이 부족했지만, 앞으로는 원유로 '오일쇼크'가 옮겨갈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쟁 후 지난 2개월간 석유보다 정유 제품 공급 차질 규모가 더 컸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등·경유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292달러까지 상승했지만, 유가는 상승하지 못했는데, 원유보다 경유 공급 차질 규모가 더 컸기 때문"이라며 "세계 원유 정제 설비의 12~13%가 걸프 지역에 있는데 사우디, 바레인, 이란 등 정유 설비가 이번 전쟁으로 가동이 중단됐다"고 했다. 원유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세계 수요의 10%가량 공급이 줄었지만, IEA의 비축유 방출 등으로 지난 2개월간 원유 공급 차질은 사실상 없었다는 분석이다.

중동전쟁 때문에 경유 부족했는데…이젠 ○○가 문제다[주末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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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쟁이 3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변할 것이라고 봤다. 정유 설비 가동 차질보다 원유의 재고 감소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이 본격화된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전쟁 후 지난 60일간 5억~6억배럴가량의 원유 공급 차질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2억~3억배럴로 추정되는 유조선 내 석유와 IEA 비축유 방출 등을 고려할 때 5월부터는 본격적으로 원유 재고 감소에 따른 공급 차질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게다가 세계적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잉여 설비도 없다.


원유 재고가 줄면, 가격이 오른다. 이 연구원은 정제 마진의 경우 전쟁 이전 수준까지 떨어지고, 원유는 그 하락폭만큼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지난 2달간 정유 제품 가격을 소비자들이 수요 감소 없이 감내할 수 있는 가격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정유사들은 사상 최고 수준의 정제 마진을 일부 포기해서라도 원유 매입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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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측면에서는 석유화학 산업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연구원은 "석유화학 제품의 최종 수요인 자동차·타이어, 가전, 가구, 섬유·의복 등은 가격에 따라서 구매를 지연할 수 있고 정유 제품은 구매 지연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며 "정유 업체들의 정제 마진은 유가 상승에도 전쟁 이전 수준으로는 하락하지 않겠지만 나프타를 원료로 쓰는 아시아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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