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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품 벗기면, 알몸되는 패션

최종수정 2014.04.23 11:23 기사입력 2014.04.2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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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국내 패션기업이 자체 브랜드 개발보다 해외 브랜드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패션시장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국내브랜드를 론칭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드는 데다 성공 여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수입브랜드를 앞세워 외형 확대를 추구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내 패션시장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F는 지난해 말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으로부터 프랑스 여성브랜드인 까르벵의 독점 영업권을 가져와 올해부터 운영 중이다. 지난 2월에는 영국 스트리트 캐주얼브랜드인 슈프림비잉을 독점 론칭했고, 지난달에는 프랑스 정통 여행가방브랜드 닷드랍스를 수입했다. LF가 보유 중인 브랜드 25개 중 19개 브랜드가 수입브랜드다. 브랜드 숫자에 비해 매출 비중은 10% 수준으로 적지만, 앞으로 수입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기존 국내브랜드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지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면서 "당분간 패션기업들은 수입브랜드 유치를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인 한섬은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더쿠플스'와 독점판매 계약을 따낸 뒤 지난달 3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에 첫 남성 매장을 열었다. 이어 지난 13일 현대 무역센터점 5층에 여성 라인 매장을 개장했다. 더쿠플스는 프랑스에서 지난 2008년 론칭해 유럽, 매국 등에 3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한섬은 이와 함께 발렌티노코리아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추진 중이다.

앞서 한섬은 지난 2012년 현대백화점에 인수ㆍ합병되는 과정에서 지방시, 셀린느 등 알짜 수입브랜드를 놓친 아픔을 겪었다. 이후로 수입브랜드 부문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발렌티노와 발리 등과 수입 계약을 맺을 것을 시작으로 재킷 전문 브랜드 벨스타프, 영굴 브랜드 마르틴 마르지엘라, 영국 구두 브랜드 지미추 등을 독점판매하고 있다. 한섬은 전체 18개 패션 브랜드 가운데 수입브랜드가 10개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섬은 2017년까지 수입 브랜드 부문 매출을 2800억원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수입브랜드 부문 매출액은 54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굴지의 패션기업들이 수입브랜드에 집중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알려지지 않은 수입 브랜드를 선호하는데다 초기 비용이 적게 들어서다. 수백억원을 들여 새로운 국내 브랜드를 개발해 투자하기엔 패션 시장 환경이 여려운 상황이다. 반면 최근 2~3년간 컨템포러리 등 수입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봄 정기 세일 기간 동안 여성패션 매출이 전년보다 2.7% 늘어난데 비해 컨템포러리는 13.3% 증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입 브랜드 비중이 커질수록 국산 토종 브랜드 입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해외 브랜드들은 국내 파트너를 통해 이름을 알리고 난 뒤 직접 국내 시장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를 이유로 투자를 줄이고 당장 수익이 나는 해외 브랜드 수입에만 집중하다 보면 국내 시장을 빼앗길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이라도 꾸준히 국내 브랜드를 선보여야 할텐데 아쉽다"고 꼬집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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