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아이들의 정신적 충격을 우려해 세월호 침몰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어린 자녀들에게 알기 쉽고 정확하게 사건에 대해 설명하되,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사고 원인 등 추측성 정보는 말해줄 필요는 없다.
자녀의 거듭된 질문에 대해 대화를 중단시키거나 자녀를 꾸짖어선 안된다. 자녀가 자꾸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 사건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로, 아이가 원하는 만큼 질문하게 해주고 성의있는 대답을 해야 한다.
자녀가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와 알고 싶어하는 정보, 걱정하는 것 등을 알아보고 아이의 감정도 파악해야 한다. 슬프거나 두려운지, 혼란스러운 감정 등을 알고 이 같은 감정에 대처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좋다. 자녀의 감정은 밖으로 표출되는 것이 도움된다.
청소년들의 경우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할 때 부모가 너무 반박하거나 강하게 설득하지 말고, 일단 경청하는 자세도 부모에게 요구된다.
부모의 힘든 감정을 자녀와 공유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부모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고 효과적으로 대처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또 자녀가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생생한 영상과 사진, 글 등을 자주 보게해선 안 된다. 완벽한 차단이 어렵다면 자녀가 보고 들은 내용을 부모와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학회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 잘 지내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 "세월호 사건처럼 부모가 충격을 받는 경우 아이들은 더욱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의 정신)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 겉으론 이상 신호가 나타나지 않을 수가 있다"면서 "아이들을 잘 살펴보고 적극적으로 대화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자녀들의 이상 신호로는 슬픔과 불안, 두려움, 짜증 등 정서적인 문제가 나타나거나 잠들기 힘들거나 악몽을 꾸는 수면장애, 떼를 쓰는 등 정서적 퇴행 현상, 피로감과 두통, 메스꺼움, 식욕감퇴 현상이 보일 수 있다.
학회는 "이 같은 자녀의 행동이 걱정되거나 자녀가 사건에 대해 잘 대처하지 못한다면 정신건강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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