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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朴대통령 현장방문, 꼭 가야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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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7일 오후 구조작업이 이틀째 벌어지고 있는 진도에 박근혜 대통령이 나타났다. 경기도지사에 출마한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진도실내체육관에서 박 대통령의 도착을 알리자 가족들은 "구조부터 하라", "대책을 내놓으라"고 격하게 반발했다.

가족들은 박 대통령이 온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가족들이 흥분한 이유는 경호 차량과 취재 차량들이 현장에 잔뜩 등장해 구급차가 통행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었다. 박 대통령이 이날 체육관에서 부모와 함께 제주도로 이사 중 혼자만 구조돼 국민들을 안타깝게 한 권모(6)양을 만나 위로하는 장면도 논란이다. 일부에선 '연출'이라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권양은 이날 오전 퇴원하긴 했지만 부모와 오빠가 자신의 곁을 떠났다는 것을 알고 심한 정서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도대체 왜 권양이 병원이나 집이 아닌 체육관에 나타나 박 대통령을 만난 것일까? 박 대통령을 만난 권양은 내내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밤 새워 구조 작업을 지켜보다 전격적으로 결정했다"는 박 대통령의 현장 방문은 이처럼 '예상치 못한' 후폭풍을 남기고 있다. 특히 재난 구조 대응 시스템의 총체적 부실을 대통령의 전격적인 현장 방문ㆍ격려로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16일 오전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과정에서 초기 안이한 판단으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안전 한국'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세우던 것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구조당국은 탑승객 숫자조차 오락가락하고, 실종자ㆍ구조자 통계도 제대로 집계하지 못해 사고자 가족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특히 이틀째 단 한 명의 생존자도구조하지 못하는 답답한 구조 작업에 가족들은 패닉 상태다. 지난해 5월 발표한 '국민안전종합대책'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알수가 없을 정도다.
애타는 가족들은 18일 오전 대국민 성명서를 발표해 재난 대응 시스템의 부재를 성토했다. 가족들은 "우리가 알고 싶은 건 지금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안인데 누구 하나 책임지고 말하는 사람도, 지시를 내려주는 사람도 없었다"며 "이 상황에서 아이들을 살려달라고, 차가운 물속에서 소리치고 있었을 것"이라고 울부짖었다.

가족들은 또 "민간 잠수부 동원해 자원 요청했지만 배도 못 띄우게 하고 진입을 아예 막았다. 우리가 소동 피우고 난리쳐서 책임질 수 있는 사람 보내달라 했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고 성토했다.

현장 방문은 좋다. 그러나 지금 세월호 침몰 현장에서 더욱 중요한 것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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