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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가 만든 자연과 감성'…트로이카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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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 FALLING 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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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카, The Weather Yeste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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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맑고 깨끗한 소리가 들리는 전시장 안. 빛이 물방울처럼 바닥으로 떨어지며 동심원을 그린다. 마치 물위를 걷는 듯 몽환적이다. 올려다보니 무수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부착된 레버가 위아래로 움직이는데, 조명이 크리스털 렌즈에 가까워졌다 멀어지며 만들어 내는 빛 방울들이다.(작품 폴링 라이트(Falling Light))

지금 시각보다 하루 늦은 과거의 날씨가 정밀하게 표시되고 있는 설치작업(더 웨더 에스터데이·The Weather Yesterday). 왜 내일의 날씨가 아닌 어제의 날씨를 담고 있는 걸까. "전자기기가 전달하는 실시간 정보에 대한 우리들의 집착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창문만 열면 알 수 있는 날씨인데도 현대인의 기기에 대한 믿음은 확고하다. 내일만을 향한 기술의 발전에 '어제는 어떤 의미일까'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는 게 작가(세바스찬)의 답변이다.
소리, 빛, 시간으로 구성된 상상의 공간이 펼쳐지고 있다. 기술을 이용한 작품들인데 자연을 닮았고, 아날로그적 감성이 느껴진다. 기계장치와 전자기기가 구현한 아름다움이다.

트로이카. 코니 프리어, 에바 루키, 세바스찬 노엘.(왼쪽부터)

트로이카. 코니 프리어, 에바 루키, 세바스찬 노엘.(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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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이 주목하는 아티스트 트리오 트로이카(TROIKA)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전시를 열고 있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림미술관의 '소리, 빛, 시간-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전에서다. 인공 기술을 감성적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키는 이들의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두루 선보이고 있다.

트로이카는 코니 프리어(38), 세바스찬 노엘(37), 에바 루키(38) 3인으로 구성된 젊은 아티스트 그룹이다. 이들은 2003년 영국 왕립예술학교에서 함께 수학하며 런던을 기반으로 전 세계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의 대표작 '클라우드'(Cloud)는 런던 히드로공항 터미널에 설치돼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관련 유튜브 동영상은 조회수가 100만건에 달했다.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디지털로 표현한 것이다. 또 2010년 상하이 월드 엑스포에서는 셋 다 영국 출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영국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돼 800만명 이상의 관람객들에게 소개돼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트로이카는 이번 전시에서 올 연말 서울의 한 공공장소에 설치될 작품의 축소형 '더 썸 오브 파서빌러티(The Sum of All Possibilities)'도 함께 공개했다. 검정색의 각기 다른 띠들이 교차하고 흩어지고 다시 모이기를 반복하면서 매순간 다른 모습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 작품이다. 세바스찬은 "검정색 몸체와 이를 움직이는 기계장치로 구성된 이 작품의 작동원리는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를 통해 검정 띠들이 구 형상이 됐다가, 구의 절반, 또는 3분의 2, 4분의 1로 바뀌는 것들을 볼 수 있다"며 "질서와 혼돈이 충돌하는 순간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트로이카, The Sum of All Possibilities

트로이카, The Sum of All Possibil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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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한 소감에 대해 코니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와이파이가 잘 되는 IT(정보기술) 강국이란 걸 알고 있었다. 와서 보니 역시나 디지털 기술부분에서 최첨단이기도 했지만 청계천 시장을 갔을 땐 정말 놀랐다. 수천개의 배터리들과 공구들이 모여 있는 그곳을 보고는 아날로그 기술도 함께 살아있는 곳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셋은 함께 작업을 구상할 때 수많은 토론을 전개한다고 한다. 어떤 작품이 누구의 아이디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함께 떠오르는 생각들을 충분히 나눈다. 에바는 "선입견이나 편견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편"이라며 "전기를 이용한 작업은 눈에 보이지 않은 추상적인 전시가 우리가 사는 환경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에서 갖게 된 호기심으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바스찬 역시 "우리는 주변에서 영감을 얻고 또 나름대로 사회에 대한 반응을 작품으로 표현한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10월12일까지. 문의 (02)720-0667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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