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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전쟁 중의 딜레마, 그 선택의 대가는? 영화 '론 서바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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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레드윙 작전'에 파견된 미 특수부대 실화를 소재

영화 '론 서바이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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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2005년 6월28일,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됐던 미 특수부대 네이비실 대원들은 '레드윙 작전'을 개시한다. 탈레반의 지도자와 테러리스트를 소탕하는 이 작전에 투입된 인원은 마커스, 마이클, 대니, 매튜 등 총 네 명이다. 이들이 산 속에 자리를 잡고 임무를 수행하려는 찰나, 가까운 거리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난다. 소리의 주인공은 현지 염소치기들이다. 이들에게 정체가 탄로 난 대원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저들을 풀어주는 순간, 우린 200명에게 쫓기게 된다.", "교전규칙상 민간인들을 죽일 수 없다." 짧은 논쟁 끝에 이들은 결정한다. 염소치기들을 풀어주고 작전은 취소하기로. 비무장 민간인을 죽이지 못하도록 한 교전규칙을 지키겠다는 이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는 누구보다 대원들이 잘 알고 있는 것이었다. 적개심에 가득한 눈빛의 염소치기가 풀려나자마자 산 밑 마을로 쏜살같이 내려가는 모습을 대원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지켜본다.
결국 이들의 예상대로 '도덕적 의무'를 따른 대가는 가혹했다. 양치기는 탈레반에 이 사실을 신고했고, 대원들은 수백 명의 탈레반 병사들에게 쫓기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무전기는 터지지 않고, 본부와의 위성 통화도 끊겼다. 전투 끝에 대원들도 하나둘 희생되고, 정찰대원 구조에 나선 동료 16명도 이들의 헬기가 탈레반의 로켓탄에 맞아 추락해 전원 사망했다. 이 처절한 전투의 끝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영화 '론 서바이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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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론 서바이버(Lone Survivor)'는 실화를 토대로 한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2005년 레드윙 작전에 투입돼 홀로 살아남은 마커스 러트렐 중사가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동명의 작품이 원작이다. "추락하고, 눈을 떴을 땐 해가 지고 있었고, 그냥 싸우다 죽자는 심정"이었다는 마커스 중사는 자신이 살아남은 동안 이 이야기를 세상에 널리 알려야겠다는 심정으로 책을 냈다고 한다.

책에 담겨져 있는 대로, 영화의 내용은 네이비실 대원들의 전우애에 상당 부분 초점을 맞춘다. 초반에 등장하는 이들의 강도높은 훈련 장면과 "세상을 두 바퀴 돌고 모두를 만났지. 불가능 따윈 없어. 하늘도 바다도 두렵지 않아. 난 연인, 난 용사, 난 UDT 네이비실 다이버"라는 맹세문은 이들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전장에서 어떻게 서로를 지탱하고 버티는지 보여준다. 동료들의 희생을 세상에 전해야 한다는 마커스 중사의 바람이 이 영화의 정서를 지배한다.
전쟁 장면의 몰입도는 상당하다. 총격과 총격 사이에는 바람소리만 들리는 정적이 이어지고, 절벽에서 떨어지는 대원들의 육신을 카메라는 가까이에서 들이댄다. 4명의 대원들을 노리는 총알은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고, 피터 버그 감독은 기존 전쟁영화의 장렬한 영상 대신 최대한 사실적이고 역동적인 사운드를 강조했다. 올해 아카데미에서 음향 믹싱과 편집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미국식 전쟁영화에 불편함을 느낄 관객도 있겠지만, 과연 나였다면 그 양치기들을 어떻게 했을까 하는 질문은 생각해볼 만하다. 제19회 비평가 협회상에서 액션 영화상, 액션 영화 남우주연상 받았으며, 주인공 '마커스 러트렐' 역으로는 '더블 타겟', '파이터', '19곰 테드'의 마크 월버그가 맡았다. 4월3일 개봉.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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