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 채권분석팀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제위기는 항상 산업구조 변화를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해당 산업의 공통점은 저수익성과 과도한 설비투자로 인한 차입금에 시달린다는 점‘이라면서 ”기업의 선택은 제품·서비스 차별화를 통해 새 시장을 만들거나, 구조조정을 통한 이자비용 절감과 함께 업황 개선을 기다리는 둘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강 팀장은 “차입금이 많은 기업은 업황이 좋아져도 실적이 좋아지기 힘든데 아직 산업구조 큰 변화를 잘 모르는 기업들이 많은 것 같다”며 “시장이 놀랄만큼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팀장은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구조조정 기업 가운데 동부·한라는 아직 가시적인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 반면 현대그룹의 경우 몇 가지 가시적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18일 회사채 차환심사위원회에서 1400억원의 회사채 차환이 통과됐다. 강 팀장은 “이번 차심위 결정은 올해 만기되는 8200억원 규모 회사채·기업어음 가운데 5900억원이 3~5월에 집중돼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최소한 올해 유동성 관련 큰 고비는 넘겼다”면서 “현대그룹의 선제적인 구조조정과 정책당국의 협조가 함께하면 내년 만기 차입금과 선박금융 위기도 무난히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팀장은 기업의 자구노력이 선행되면 선박금융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팀장은 “사실상 두 개 남은 해운회사를 기업회생 절차까지 가게 하는 것은 자본시장의 극보수화를 부를 뿐만 아니라 결국 국유화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또 다른 공기업의 비효율성을 낳는다”며 “부침이 심한 산업적 특성을 지닌 해운업에 대해 선가·운임 바닥을 확인한 상황에서 정책적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수출이나 전시 군수물자 수송 등 산업 정체성도 감안해야 한다”면서도 “또다른 부실을 키우지 않도록 마구잡이식 지원은 안된다”고 덧붙였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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