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중앙운영위원장이 어제 '제3지대 신당' 창당을 통한 야권통합을 전격 선언했다. 새정치 실현과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한 고심의 결과라는 게 양측의 설명이다. '6ㆍ4 지방선거'를 신당으로 치르기 위해 이달 중 창당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야권통합으로 지방선거는 새누리당 대 신당의 양당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정치 지형의 커다란 변화다.
통합 결정은 야권 분열은 곧 선거 패배라는 현실적 우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금 지지율이 바닥이다. 더욱이 안철수 신당 출현으로 지방선거는 물론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도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됐다.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이다. 독자세력화를 공언한 새정치연합도 인물 영입이 지지부진하고 조직 구축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권분열 책임론도 부담스럽다. 통합은 이 같은 어려움을 돌파하려는 양측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고육책이다.
무기력한 야권이 하나로 뭉쳐 거대 여당과 맞설 수 있는 대항마로 올라서는 계기가 된다면 통합은 긍정적이다. 유권자들의 선택지가 명확해지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선거를 앞둔 야합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126석을 가진 제1 야당이 선거를 코앞에 두고 당 간판을 내리는 게 정상은 아니다. '100년 가는 정당을 만들겠다'던 안 의원이 돌연 깃발을 내린 행보도 그렇다.
안 의원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새누리당과 민주당을 구 정치 세력이라고 비난했다. 야권 연대 없이 완주하겠다고 큰소리쳤다. 그랬던 그가 '기초선거 무공천'을 정치 혁신의 출발로 평가하고 통합을 선언했다. 그동안 주장해 온 새정치의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통합 신당의 길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통합 과정이나 지방선거 공천에서 지분 싸움과 같은 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선거용 야합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려면 새정치의 비전과 구체적 실천 과제를 하루 빨리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정치 개혁 지속 추진, 2017년 정권 교체, 경제민주화, 복지와 민생중심주의 노선 등 추상적인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때 '안철수 현상'으로 상징됐던 국민적 정치개혁 열망에 제대로 응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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